이토록 길었던 한해도 없었다. 무지몽매한 자가 쥔 권력이 어떻게 세상을 짓밟는지를 보았다. 결국엔 지랄발광으로 국민에게 총뿌리 까지 겨누었다.
빛으로 새로운 세상을 일궈가는 이들의 무거운 걸음걸이 끝에 겨우 건너온 시간이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그 길에 서서 서로의 가슴에 기대어 서로를 다독이느라 분주한 마음이다.
다시 날은 밝았고 밝아온 그 시간의 중심으로 묵묵히 걸어간다. 어제도 그래왔고 오늘도 그 길 위에 서 있으며 내일이라고 다르지 않으리라. 어설픈 마음이 애써 구분하고 구분한 그 틈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것이다.
한해의 마지막날, 끝과 시작이 따로 있지 않다. 여전히 그 길 위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뭇사람들의 어께에 기대어 함께 가는 것이다.
여전히 가슴에 비수를 꽂는 권력보다 서로의 마음을 보듬는 온기의 힘을 더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