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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을 내다'

들숨과 날숨의 통로를 여는 일이다. 풍경을 울려 그리운 이의 소식을 전하려고 오는 바람의 길이고, 대지의 목마름을 해갈할 물방울이 스며들 물의 길이다. 한곳으로만 직진하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가고 오는 교감의 길이며, 공감을 이뤄 정이 쌓일 여지를 마련하는 일이다.

내다 보는 여유와 들여다 볼 수 있는 배려가 공존하고, 누구나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지만, 마음을 내어준 이에게만 허락된 정情의 자리이기도 한ᆢ.

내게 있어 그 창窓은 산과 들에 피는 꽃이고 힘겹게 오르는 산이며 자르고 켜는 나무고 마음을 드러내는 도구인 카메라며 내 안의 리듬을 찾는 피리다. 있으나 있는지 모르고 지내다 초사흘 저녁과 그믐날 새벽이면 어김 없이 찾게 되는 달이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사숙하는 이름을 만나게 해준 책이다. 무엇보다 미소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바로 당신이다.

그 창窓에 나무새 한마리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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