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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ju9710님의 서재
  •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리커버 특별판, 양장)
  • 하인리히 뵐
  • 7,650원 (10%420)
  • 2017-09-29
  • : 1,972
p.148.
간단히 말해, 그 신문은 진실을 '진실에 맞게' 재연해도 진실을 더럽힌다.

p.38.
그는 다음 면을 읽고, <차이퉁>지가 카타리나는 영리하고 이성적이라는 자신의 표현에서 "얼음처럼 차고 계산적이다"라는 말을 만들어 냈고, 범죄성에 대한 일반적인 입장을 표명한 말에서는 그녀가 "전적으로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라는 말을 만들어 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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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세상에 발표된 지 40여년이 흘렀지만 지금의 일부(어쩌면 대다수) 언론 역시 그때와 다를바 없다. '기레기'라는 표현이 심하지 않게 느껴지는 게 그 증거일터다.
언젠가 신문사 기자 면접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만약 합격했더라면 나 역시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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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라는 지극히 평범한 한 여인은 우연히 발생한 사건 때문에 언론에 의해 개인생활이 무참히 파괴되고 명예가 더럽혀지게 된다. 그리고 언론이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결국 기자를 살해할 마음을 먹기에 이른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라는 제목 뒤에 붙은 「혹은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라는 부제에서 폭력은 언론의 비물질적 폭력을 말하는 것이고 결과는 주인공의 기자살해를 말하는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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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언론감시가 중요한 때다.
언론권력의 유지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은 띄워주고 대세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한편, 그 반대의 경우에는 깍아내리고 잡아먹기에 바쁜 언론을 감시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일거다. 각종 여론조사와 뉴스기사 뒤에 숨은 진실을 진실에 맞게 재연한다고 해도 그 진실이 과연 더럽혀진 진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플라톤의 말처럼 우리는 또다시 저질스러운 인간들의 지배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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