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내가 원하지 않는 형태로 흘러간다. 시간이 직선이 아닌 원형이었다면 다시 젊어질 수 있을 텐데." - p.89
2021년 새해가 밝았다. 힘들었던 2020년, 세웠던 계획의 대부분이 어그러진 채 1년을 보냈던 많은 사람들은 ‘1년을 허투루 보냈다’며 허망감에 젖었다. 미래는 명확하지 않고 진로는 흐릿한데 새해를 맞아 놀고 싶은 마음은 왜 생겨나는 건지. 몸은 늙어 가는데 마음은 성장하지 않아 초조해진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도 하고, 과도하게 열심히 보내기도 하며 몸과 마음을 혹사시킨다. ‘놀고 싶지만 불안합니다’라는 제목은 이 모든 마음을 대변한다. 놀고 싶어서 놀고 싶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다는 말로도, 놀고 싶지만 불안해서 못 놀고 있다는 말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2021년 새해를 맞으며 트위터에 떠돌던 재미있는 트윗 ‘어른은 아니고 서른입니다’ 라는 말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몸은 커졌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마음은 크지 않는다. 어릴 적에 상상하던 어른의 나이와 동갑이 되었지만, 정작 그 모습은 상상하던 모습과는 동떨어져있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이 크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마음은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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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한 만큼 꼭 보상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려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반드시 망한다." - p.56
이 책은 ‘얼떨결에 어른이 되어버린 당신에게 보내는 마음 처방전’에서 기대할 수 있을 만한 공감과 위로도 있지만, 더 이상 미적거리지 말고 당장 일어나서 움직이라는 따끔한 충고도 함께 들어있다. 어른이 되었는데도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렸던 사회초년생, 취준생 시절의 기억을 되짚으며 ‘힘든 건 알지만 그래도 좀 더 해보자’라며 등짝을 때리는 언니의 마음이 느껴진다.
일상 틈틈이 읽기 적당한 정도의 작은 분량의 짧은 꼭지들로 이루어진 책이라 마음이 조금씩 지칠 때 한 페이지씩 펼쳐보기 좋다. 본문 글과 어우러지는 나산 일러스트레이터의 깔끔한 그림은 직관적으로 저자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저자의 가치관과 경험에 따른 성찰이 돋보이기 때문에 공감이 되는 글도 되지 않는 글도 있지만 이런 에세이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계기를 만드는 건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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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도 마음속에 쓰레기통을 만들고, 쓰레기가 생길 때 그곳에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쓰레기통이 사람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p.181
이 책에는 불안한 마음과 암울한 현실에 대한 공감과 위로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마음가짐에 대한 응원도 담겨있다. 저자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실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실패하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교육과정을 경험한 대부분의 학생은 한 번의 실패에 인생이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를 겪는다. 이를 건강하게 극복하지 못한 사람이 검증되지 않은 길을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인생은 한정되어있고, 사회는 각박하다. 모든 걸 잘하지 않아도 괜찮고, 불안한 건 당연하니 멈춰있는 것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보자는 청춘을 향한 응원이 선명한 책이다. 멈춰있는, 멈추고 싶은 청춘들에게 선물하기 좋을 것이다.
*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협찬 제안해주신 저자님께 감사드립니다.
《놀고 싶지만 불안합니다》 주서윤 지음, 모모북스
여러분들도 마음속에 쓰레기통을 만들고, 쓰레기가 생길 때 그곳에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쓰레기통이 사람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P181
노력한 만큼 꼭 보상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려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반드시 망한다.
- P56
시간은 내가 원하지 않는 형태로 흘러간다. 시간이 직선이 아닌 원형이었다면 다시 젊어질 수 있을 텐데.
- 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