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실수로 인해, 내 동생이 실종되었다
그리고 5년의 세월동안 현수와 현수의 가족은,
과거에 머물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누구는 잊으라, 묻으라, 지우라 하지만
'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은
그렇게 현수를 잠식한지 오래다
이 모든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읽는 내내 세월호가 생각나서 먹먹했다.
3000일이 넘는 나날 동안 살아낸 가족분들에게
매년 세월호를 추모하는 일 외에
어떤 위로를 건낼 수 있냐 생각해본다면
이 책의 한마디를 건내보고 싶다
하나만 기억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어(p.197)
주인공 현수는 홀로 이겨내려했다
원망을 퍼부을 의지조차 없이
자포자기한 심정으로말이다.
그런 현수가 주변을 돌아보며
각자의 아픔을 느끼게되면서
그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낸다.
▽▽▽
지속할 수 없는 보통의 삶. 포장지는 찢어졌고 어느샌가 알맹이는 다 빠져나가 버렸다.
그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그것은 지난 5년간 내가 느껴온 감정과도 일치했다.(p.148)
세상엔 조각난 사람들로 가득하다(p.151)
세상은 생각보다 더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p.169)
△△△

시한부였던 강아지도
아이를 잃은 선생님도
쌍둥이를 잃은 수민도
친구를 잃은 빛나도
유산을하고만 아이엄마도
모두의 슬픔은
그렇게 한 날, 같은 호실, 바다...
단단히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슬픔을 기억하며 기꺼이
나누려는 사람들도 항상 존재했다

고작 우는게 다일지라도
그건 한 공동체 안에서 연결된 사람들이
나눌 수 있는 최고의 위로가 아닐까
소수와 탄소처럼 단단하게 버티어
더이상 행복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게 되길,
얼토당토한 슬픔을 지닌 모두에게
서프라이즈한 삶이 펼쳐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