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정치를 심판할 수 있을까?
교과서에서 배웠던 삼권분립제도는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최근 일어났던 최순실국정농단 사건을 보면서 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다. 원칙과 정의는 약자에게만 적용되고, 강자에게는 정치적 고려가 적용되는 현실적인 모습들은 조금만 찾아봐도 비일비재했다. 이런 생각도 떠올랐다. 돈이 많은 친구, 집안의 재력과 사회적 위치가 튼튼한 부모님을 둔 친구는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잘못을 하든 허용될 것만 같달까. 이 친구와 친해져서 무리 속에 속해지고 싶어하기도 하고. 또 함께 있으면 나까지 프리패스가 될 것 같은 마음에 나를 외면하고 빽과 권력에 몸을 돌리는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은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들에게 법조계의 영업비밀(?)을 알려줘서 최소한의 법과 정치 속에서 흐르는 커다란 권력의 흐름을 보여준다.
아주 간단한 용어 설명을 시작으로 헌법에만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있는 이유, 우리나라의 법이 만들어진 역사,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어 괴물이 되어버린 검찰의 모습과 그 능력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1995년 7월 18일 기소유예처분을 하면서 “우리는 개다, 물라면 물고 물지 말라면 안 문다.”라고 말한 담당검사의 말은 정치의 영향력와 검찰과 사법부의 끈적끈적한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권력이란 게 모든 힘의 논리가 점철된지라 정치와 법 사이 명확하게 분리되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감시하는 눈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국민들만 가질 수 있는 권력을 누구에게도 양도 하지 말라고 책은 법원이 운영되는 방식이나 법관의 출세루트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제 영화나 드라마에서 흘려들었던 정치계와 사법부의 이야기는 허투루 넘겨볼 수 없게 되었다. 등장인물이 어느자리에 앉아있는지 어떤 곳에서 무슨 직책을 맡고 있는지.
책에서는 말한다. 대한민국의 법질서와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법질서와 정의에 대한 관념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한나아렌트는 ‘생각하지 못하는 죄’는 모두의 불행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엄청난 내용들이 쉽게 풀어 설명되어있는데도 어려워서 계속 줄을 그면서 봤다. 2-3번 보면 흐름이 조금은 눈에 보일 듯 하다.
사회 속 괴물을 만들어 낸 건 우리들이었다. 그들은 똑똑하니까 우리보다 정의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할거라고 방치했기때문에 썩어버린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1등으로 명문을 나와 서열이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그들은 끼리끼리 해먹어야 먹고 살기가 좋은 걸 무의식적으로 안다. 해야 되는 걸 안할 때 힘이 생기는 걸 안다. 권력자의 편에서 그 죄를 덮어주었을 때, 그 대가로 자신의 지위가 보장된다는 것을 안다. 더 놀라운 건 그런 그들이 누구보다 나라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 법에 관심이 없다하더라도 내용이 쉬우면서도 알차 꼭 보길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생각나는 구절은 어느대학 법대교수님의 말을 빌어 나온 글이다. 이런 고민이 활발하게 공론화 되었으면 좋겠다.
쌍용자동차의 파업이 온당했냐 아니냐, KTX 여승무원 해고가 정당했냐 아니냐, 4대강 사업이 절치를 지켰냐 아니냐, 이런 걸 보면 헌법이 제일 우선이고 그다음이 법률이고 마지막으로 자기 양심에 따라서 재판을 해야 되는데 자기 생각을 양심이라고 하면서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법률을 갖다붙이고 헌법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게 대한민국 재판의 현실인 것 같다. 이걸 단순히 이 사람들의 책임으로만 물을 수 있을 것이냐. 사람의 문제냐, 제도의 문제냐, 정치 현실의 문제냐, 권력의 문제냐, 이걸 심각하게 고민하고 논의할 때가 왔다. 적폐청산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굉장히 중요하다. (미션끝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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