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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e.Mirabeau님의 서재
  • 불꽃 아이
  • 사르탁 신하
  • 15,300원 (10%850)
  • 2024-09-30
  • : 271

‘화’하면 자연스레 ‘불’이 그려집니다. ‘불같이 화를 내다’라는 관용적 표현도 있고 화가 났을 때 ‘열받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해요. ‘화를 내다’의 어원을 찾아보면 ‘火(불 화)를 + 내다’가 나옵니다. ‘무엇에 마음이 상하여 열을 낸다’는 풀이도 있고요. 실제로 화를 내면 우리 몸속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지며 혈압도 상승하죠.

이처럼 화를 낸다는 것은 내 안에 불을 질러 나를 태우는 것과도 같은데요, 시도 때도 없이 불타오르는 아이가 이 책 <불꽃 아이>에 등장합니다.



원제는 <The Boy on Fire> (2024년 6월, Flying Eye Books)로 인도에서 태어난 예술가이자 교육자인 사르탁 신하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교사로 일하며 어린이들을 가까이에서 직접 만났던 경험들을 그의 작품에 담았는데, 이 작품은 특별히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쌓은 이야기래요.



불꽃 아이의 이름은 ‘틸’입니다. 틸에게서는 언제나 불꽃이 일어요. 이 불꽃은 틸이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는 기질을 의미하겠지요. 화가 많은 것일 수도 있고 표현이 강하거나 불같이 몰입해서 화끈하고 저돌적인 성격일 수도 있어요. 감정의 변화가 불꽃처럼 변화무쌍해서 그만큼 예민하고 까다롭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불꽃이 타오르는 틸은 일상생활 속에서 사소한 충돌을 마주합니다. 틸의 손에 닿기만 해도 모두 화르르 타버리고 친구들은 그런 틸을 피합니다. 보통의 친구들과 다른 모습을 가진 틸은 점점 고립됩니다.

남들과 다른 것도, 혼자가 되는 것도 어린 아이인 틸에게는 고통입니다. 쌓여가는 갈등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틸의 불꽃은 점점 더 커졌고 틸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요.


<불꽃 아이> 속 어린 틸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털어내야 하는지 모릅니다. 일상에서 쌓인 부끄러움, 당황스러움, 미안함, 서운함, 불편함, 분노…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틸 안에서 소화되지 않고 누적되어 결국 폭발합니다. 하늘을 향해 마구마구 불을 뿜고 소리칩니다.



감정을 분출하는 틸의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였는지, 강렬한 불빛 때문인지 틸을 향해 하늘에서 별 하나가 내려옵니다. 깜깜한 밤 하늘에 환하게 빛나는, 서로 닮은 모습의 별과 틸이 마주합니다. 별이 틸에게 자신처럼 빛난다고 말하는데 그 말에 틸은 이렇게 답해요.


그냥 불타는 거야

틸은 자신이 별처럼 빛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불탄다고 해요. 그동안 쌓인 틸의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며 위축된 틸의 마음이 느껴지지요?

다행히도 별은 그런 틸의 마음을 다독입니다. ‘놀이’를 통해서요. 별과 틸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건강한 방법으로 '빛을 내는 법'을 별과의 놀이를 통해 알게 돼요. 그렇게 주위를 관찰하고 학습해서 자신을 통제하고 안전하게 자신을 나타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틸을 감싸고 있던 문제 상황들이 조금씩 변화합니다.

활활 불타오르기만 하던 틸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틸이 별과의 시간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무엇일까요?

틸은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요??


틸이 가진 불꽃은 타인과의 관계나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부정적인 불이 될 수도, 삶에 에너지원이 되는 긍정적인 불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조절하기 힘든 감정과 기질에 주의를 기울이고 긍정적인 쪽으로 향하게 만드는 것 역시 자신의 선택이고 노력이겠지요.


나의 불꽃이, 또 우리 아이의 불꽃이 <불꽃 아이> 속 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삶을 빛나게 해주길 바라며... 이 아름다운 그림책 서평을 마무리 합니다.


*본 서평글은 제이포럼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위즈덤 하우스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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