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공동체 뚝딱 만들기
시골 한의사 외 지음/수선재 펴냄
결혼전 남편에게 자신의 꿈은'생태 공동체' 운영이란 얘길 들었을때만해도 생태 공동체란 말이 너무 생소했어요.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말이라 그개념 조차도 없었지요. 여름날 해질 무렵 공원 벤취에 느슨하게 등을 기대고 앉아 그 얘길 듣고 있는데 사실 설명을 해줘도 개념만 알 수 있을뿐 피부에 와닿질 않더군요. 자신의 친구들 중에서도 이미 자신이 만들고 싶어하는 생태공동체에 동참의사를 밝힌 친구가 있다나 하면서 저를 열심히 설득했어요. 남편은 생태주의,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기에 오래전부터 생태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더라구요. 그때만해도 '뭐 그런 꿈이 있나보다'라는 생각만 하고 무심히 지나쳤는데 결혼후 아이를 낳고 기르다보니 남편은 점점 더 생태공동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계속적인 설명을 듣다보니 저도 어느날부턴가는 덩달아 관심을 생겨나더군요. 무엇보다도 우선 아이들을 자연속에서 키우고 싶다라는 갈망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방향이 그쪽으로 흘러가게 되었달까요. 그러다 출판사 수선재에서 펴낸 <생태 공동체 뚝딱 만들기>란 책을 만났어요.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생태공동체에 대한 소개를 실제 성공사례를 들어 재미있게 풀어냈더군요.
생태공동체를 추진하는 사람들의 몇가지 공통점은 자연친화적인 삶을 추구하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근본 원리로 삼는다는 겁니다. 이러한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데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주거와 생업, 놀이와 예술, 육아와 교육 등을 같이 하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생태공동체지요. 사실 남편과의 대화를 하면서도 느꼈고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점이지만 책 제목처럼 생태 공동체를 뚝딱! 만들 순 없을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왜 책 제목을 <생태 공동체 뚝딱 만들기>로 지으셨는지는 조금 의문이 들긴합니다. 아마도 꼭 '도시'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부자'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바로 지금이라도 가능하다라는 의미에서 책 제목을 그리 지으신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볼 뿐입니다.
이 책은 생태공동체 선애빌 사람들 8명의 공저로 만들어진 책이에요. 로어 세퍼드 Roar Sheppard는 명상 지도사이며 한국어 강사입니다. 그리고 시골 한의사 두이비안 원장, 포근포근은 공동체마을 대안학교 교사이며, 지구소풍이란 닉네임을 쓰시는 분은 대안교육 연구 및 배움 공동체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 노임팩트맨은 (사) 제주 선문화진흥원 원장. 제주 생태관광단지협의체 사무국장. 편백향기는 일본어 강사이시고 생태체험캠프 운영하고 있다고 하네요. 곱딱한 알작지는 전통악기연주가이시고 여행사 대표라고 합니다. 희망피리는 생태환경운동가. 숲 해설가. 기대리 선애빌 초대 원장이신데 이 8분이 함께 뜻을 모아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우리 이웃들이 진정한 삶을 찾으며 겪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엮어낸 책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자리와 의미를 가지고 생활해오던 8명이 뜻을 모아 생태적인 삶과 함께 교육, 문화, 영성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선애빌’을 꾸리며 체험한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지금 진정 행복한가!? 라는 의문으로부터 이책은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오직 '돈'버는 일에만 노력을 집중하며 살고 있죠. 과연 그러한 삶에서 진정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것인가. 숨 가쁜 삶속에서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은 언제나 살아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지향점과 뜻의 궤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삶의 방식인 생태공동체. 생태공동체는 아직 주류의 움직임으로 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국내외에 많은 생태공동체들이 생겨나 각자 그들의 이상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생태공동체 중에 각자의 분야에서 잘 살아가던 8명의 사람이 어떻게 공동체의 주민으로 함께 살게 되었는지 들어볼 수 있어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이들입니다. 이들의 조금은 색다른 도전기를 읽으며 저 또한 남편의 꿈인 생태공동체 만들기에 뜻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얘기하는것은 '함께'하면 많은 부분들이 쉬워진다라는 거에요. 개인의 생활은 존중하되 많은 부분을 공동으로 해결하기 때문이지요. 자급자족하면서 웬만한 것은 직접 만들어 쓰기고 하고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생활을 하고자 하므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생태공동체는 아이들이 행복한 곳입니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배울 수 있지요.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교육을 체험하게 하고 싶다면 용기를 내 볼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또 우리가 추구하는 생활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것도 큰 매력입니다.
바쁘게,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는 일상이지만 이런 일상에서 조금만 고개를 들어보면 우리의 삶은 위태롭고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간은 생존을 위협을 받고 있고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에 둘러쌓여 부지런히 사는 듯하지만 외롭고 지쳐가고 있지요. 생태공동체를 실제로 운영하는 사람들의 얘길 들어보면 이러한 위기를 인지하고 나부터서 바꿔보자 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변화한다면 그 뜻이 이웃에 전해지고 그러면 많은 사람들에게 그 뜻이 전파될것이라는 것. 실제로 그 뜻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얼마 안 되는 기간에 국내에는 벌써 4~5곳에 마을 조성이 이루어졌고, 해외에도 뜻을 함께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생태공통체 뚝딱 만들기>란 책을 통해 남편의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이해하는 기회도 되었고 궁극적으로 내가 원하고 바라는 삶은 무엇인가라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