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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ya_think_do님의 서재
  • 사랑 없는 세계
  • 미우라 시온
  • 14,220원 (10%790)
  • 2020-02-07
  • : 1,123

⠀“사랑의 라이벌은 인간이 아니라 풀이었습니다.”

 

식물에는 뇌도 신경도 없어요.그러니 사고도 감정도 없어요.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없는 거예요.그런데도 왕성하게 번식 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환경에 적응해서 지구 여기저기에서 살고 있어요. (중략) 그래서 저는 식물을 선택했어요 사랑 없는 세계를 사는 식물 연구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누구 하고든 만나서 사귀는 일은 할수 없고 안할 거예요 (p.96)

 

 1년 가까이 생각하며 모토무라씨와 연구실 사람들을 보며,어쩐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모토무라씨는 사랑 없는 세계를 사는 식물을 어떻게든 알고 싶은 거다.그러니까 이렇게 결정을 바쳐 연구하는 거다. 라고요 (중략) 그 열정을 ,알고 싶은 마음을,’사랑’ 이라고 하지 않나요? 식물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모토무라씨도 이 교실에 있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식물도,모두 같아요.사랑으로 연결되어 있는 세계를 살고 있어요.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p.457)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진 최고의 요리로 사람들과 행복하고 싶은 남자 후지마루.가업으로 물려받은 쓰러져 가는 건물에 ‘엔푸쿠테이’ 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손맛 하나는 기가 막힌 츤데레 고집쟁이 쓰부라야.후지마루는 우연히 들른 엔푸쿠테이에서 맛본 음식 맛을 잊지 못해 이 식당에 입주 종업원으로 취직하여 쓰부라야의 음식세계를 배우고 있는 음식 밖에 모르는 청년이다.식당 주변 이웃들의 정감있는 대화들.식사 시간에 맞춰 장사를  준비하는 부산한 모습들의 묘사들 .내 눈앞에 산더미 같은 양파가 놓여 있는 것 같고 딱딱딱  도마와 칼이 서로 마주치는 경쾌한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한적한 동네지만 앞에 T 대학을 두고 항상 사람이 북적거리는 이 식당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주전자가 있고 한쪽 구석 졸고 있는 고양이가 있을 것 같은 식당의 푸근한 느낌의 남자 후지마루. T 대학으로 음식 배달을 갔다가 발뒤꿈치가 너무 귀여운 그녀에게 푹 빠지고 만다.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녀 모로무라는(그의 눈에는) 식물을 연구하는 대학원생이다.식물을 연구하는 그녀를 보는 게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그의 고백 앞에 사랑 없는 세계를 사는 식물과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다는 그녀 모토무라. 이런 무슨 얄궃은 운명이란 말인가.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삼각관계에 빠졌다

 

식물과 사랑에 빠진 그녀를 바라보는 후지마루의 시선으로,혹은 한 쪽만 바라보는 그녀의 식물에 대한 집념으로 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일상이 세세하게 묘사가 되어 있다.글로 읽는 데도 현미경을 보는 모토무라의 모습이,온 온실을 뒤덮을 정도로 선인장을 기르는 가토가.젊은 시절 친구를 잃은 후 저승사자 같이 검정 양복만 입고 사는 마쓰다의 모습이.같은 여자 연구원이면서 다른 인생관을 가지고 있는 경쟁 관계에 있는 이와마의 모습도.덩이 줄기에 빠져 있는 고구마에 애정을 느끼는 모로오카 교수.식물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보루네오섬에 연구 조사를 가는 가와이까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것처럼 연구실의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2019년 4월 일본 식물 학회에서는 작가에게 식물 연구 활동에 대한 정확한 묘사를 통해 일반 사회에 식물학을 잘 알려준 공로로 식물학 공헌자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을 수여했다고 한다.중간 이후 그녀가 진행하는 연구의 과정이 나오는데 살짝 낯설지만  정확한 묘사를 통해  이해 하기 어렵지 않게 다가갈수 있게 한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작가라는 직업도 참 힘든 직업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부분이다

 

후지마루와 모토무라의 들녁에 핀 야생화 같은 수줍은 사랑의 모습이 주 축을 이루고는 있으나 그건 이소설의 바탕을 만드는 배경이고 한시대의 청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자기 일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애정을 다루고 한편의 성장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 세대의 휴대폰과 컴이라는 문명으로 반응이 빨라진 요즘 사랑이 아닌 이런 아날로그의 사랑이 더 좋은 나는 이책을 읽는 동안 애틋한 두근거림이 그립고 그리워졌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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