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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ya_think_do님의 서재
  • 우물과 탄광
  • 진 필립스
  • 12,420원 (10%690)
  • 2020-01-15
  • : 124

 

어쨌든 잭에게는 자신만의 공간이 있었다. 엄마는 정원 한쪽에 장미 덤불을 가꿔 공간을 마련했고,버지 언니는 숲을 가로질러 혼자 멀리까지 산책을 가곤 했다.아빠에게는 탄광이 있었다……물론 그곳에서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었고 가끔 탄광벽이 무너져 수많은 인부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지만 어쨌든 아빠 역시 식구들과 따로 떨어져 지낼 공간이 있었다.내게는 우물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p.26)
 
“토마토는 정말 행복한 열매 같아요,그쵸.아빠? “ 토마토를 한입 크게 베어 물고 테스가 물었다.” 아주 신나고 즐거운 열매예요. 레몬은 뾰로통 하고 복숭아는 바람둥이 같은데 .” (p.67)
 
그런 일을 한 여자라면 슬픔에 빠져 있었을 겁니다.감독관님.못된 여자는 아니고요.죽은 자식을 데려가 착한 사람들이 사는 집의 우물에 던진다 .글쎄요.제가 보기엔 그 사건이 말해주는 바가 있는거 같아요.감독관님 말씀대로 그 여자가 미쳤을지도 모르지만 슬픔이라는 감정에 비하면 미친건 아무것도 아니죠 (p.170)
 
일주일에 한번은 주일마다 교회가는 길에 그를 마주쳤거든.그런 면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그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껍데기만 봐온 느낌이야.그게 껍데기라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하고,껍데기를 까거나 깨서 그 안에 든걸 보려는 시도도 안 했던 거지 (p.171)
 
잭은 나보다 더 일찍 그 사실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정답이 동시에 여러개일수 있다는 삶의 진리를.(p.352)

“어떤 여자가 우물안으로 아기를 던져 버렸어.”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는 미스터리인가 보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잠시 읽어 나가다 보면 아기가 우물에 빠진 사건으로 인해 하루가 별 다를 것 없이 지나가는 한 가정에 조용한 일렁임이 이는 시작점이 되는 사건이다.그 사건이후 많은것이 달라지기 시작한다.탄광에서 현장 감독하는 일을 하는 아빠인 앨버트.음식 솜씨 뛰어나고 생활력 강한 엄마 리타.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동생을 살뜰하게 챙기는 큰딸 버지.통통 튀는 귀여운 매력의 엉뚱 발랄 테스.귀염둥이 막내 잭.이렇게 다섯명이 각자의 입장에서 서술 되는 이야기는 하나의 상황을 두고 가졌을 각자의 입장과 생각을 엿볼수 있고 그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는 진행이 된다.지독히도 가난한 탄광마을.그리고 경제 대공황을 지나는 시기의 1930년대 미국의 어느 마을.목화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그리고 너무나도 적나라하게.그럼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너무 당연하다는듯이 펼쳐지는 인종차별.백인우월주의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 접해 봤음에도 인간의 집단의 이기심.잔혹함의 끝이 어디까지일지 하는 의문의 들었다.
 
이야기를 끌어 가는 중심축은 우물에 아기를 버린 걸 목격한 테스가 악몽에 시달리게 되면서 그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앨버트와 리타가 그 과정에서 편견과 선입견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사람을 그리 대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달아 가며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하게 되는, 각각의 가족이 성장해가는 이야기와 나름 흑인과 백인을 공정하게 대하고자 하는 앨버트를 통해 일터인 탄광에서 같이 일하는 흑인 조나와의 관계.앨버트의 인간 관계속에서  그 시절의 흑인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차별. 노동 등 그외 사회적인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자신이 공정하다고,자신은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보통의 평범한 다수의 사람들이 가지는 생각에 돌을 던지고 싶은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랜 고민끝에 저녁을 초대하는 앨버트를 자신을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일이 앨버트에게 가져올 파장을 생각하며 거절하는 조나를 보며 아픔을 아는자의 슬픔이 느껴졌고 잭의 사고에 병원비를 버느라 밤낮을 일에 매달리는 앨버트를 보며 세상의 아버지의 모습이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시큰거렸다.미스터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작했다가 앨버트 가족의 변화를 보며 나도 모르새 입가에 미소짓게 되는 가슴 깊은곳에서 따스함이 올라오는 보글보글 푸근한 그리움이 나는 된장찌개 같은 책을 본 기분 좋은 흐뭇함으로 책장을 덮는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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