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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님의 서재
  • 나의 눈부신 친구
  • 엘레나 페란테
  • 15,300원 (10%850)
  • 2016-07-07
  • : 14,020

엘레나 패란태가 지은 <나의 눈부신 친구>(한길사)는 주인공이자 화자인 레누와 그녀의 단짝 릴라의 우정을 담은 소설이다. 엘레나의 나폴리 4부작의 제 1부인 이 책은 레누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릴라와 만나-사실은 릴라가 성인이 되어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릴라가 겨우 16세에 결혼을 하는 것으로 일단락된다.

 

레누의 성장소설이기도 한 이 소설은 이 시기 동안 릴라가 레루의 성장에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릴라는 표독스럽고 영리하다. 반면에 레누는 착하고 평범하다. 릴라는 언제는 레루를 앞서 있다. 레누는 학교교육을 통해 지식과 지혜를 습득하지만 릴라는 거의 본능적으로 그리고 현실에서 경험을 통해 지혜와 지식을 습득한다. 그러니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런 릴라를 레루는 늘 부러워하며 따라간다. 하지만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레루가 릴라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고, 또 소설의 첫 장면이 성인 릴라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기에 이후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한다고 릴라와 레누가 꼭 이랬다. 이 둘은 서로에게 눈부신 친구였다. 레누가 릴라를 눈부신 친구로 묘사하고 있지만 아마도 릴라 역시 레누를 눈부신 친구로 여기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어른이 되어서도 레누가 릴라를 ‘눈부신’ 친구로 여기고 있을까? 얼마 전에 중학교 때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이 친구가 혹시 나를 ‘눈부신’ 친구로 생각하고 있을까? 나는 그를 ‘눈부신’ 친구로 생각하고 있나? 아무래도 ‘눈부신’은 부담스럽다. ‘눈부신’은 접어두고 그냥 ‘친구’가 좋다. 이 후의 소설이 이와 같이 서로에 대해 균형을 잡아가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본다.

 

그러나 정작 이 소설이 내게 흥미로웠던 것은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내 내가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의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나의 친구들, 내가 뛰놀던 개천, 산과 들, 한 폭의 그림처럼 추억들이 지나갔다. 때로는 선명하게 때로는 흐릿하게 이 소설은 나를 추억 속으로 데려다 놓았다. 입가에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작가의 상상력이겠지만 과거의 기억을 저렇게 촘촘하게 재구성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작가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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