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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의 오래된 책방
  • 여행의 이유 (개정증보판)
  • 김영하
  • 15,120원 (10%840)
  • 2024-04-17
  • : 19,379

어떻게 글을 이렇게 쓸 수 있지?

김영하 선생의 에세이 ‘여행의 이유’를 읽으면서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나는 그의 책을 읽어본적 없이 ‘알쓸신잡’ 프로그램에서 처음보고

그 멋있는 목소리와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던 중

우연히 선생의 구글 팟캐스트 ‘책읽는시간’ (당시 이미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으나, 아직 들어볼수 있는곳이 남아있었다)을 통해 전세계 작가들(때론 본인)의 책을 낭독하고 그들의 삶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는 귀한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에게 삶이란, 그리고 여행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어쩌면 쓰디쓴 내장까지..) 단 한조각도 버릴게 없는, 굳이 비유하자면, 마치 우리 식탁의 명태나 대구에 견주어도 될까? 

 

이런 일(추방)을 겪은 사람이 흔치는 않겠지만 겪어본 사람으로서 말하지만 의외로 최악의 기분은 아니었다. 여행은 아무소득없이 끝나고, 한번 더 중국을 왕복하고도 남을 항공권 값을 추가로 지불했느며, 선불로 송금해버린 숙박비와 식비는 아마도 날리게 될것이 뻔했지만 (실제로 환불은 못 받았다.) 난생 처음으로 추방자가 되어 대합실에 앉아있는 것은 매우 진귀한 경험인 만큼, 소설가인 나로서는 언젠가 이 이야기를 쓰게될 것임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여행에 치밀한 계획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행이 너무 순조로우면 나중에 쓸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나라를 가든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너무 고심하지 않는 편이다.

운좋게 맛있으면 맛있어서 좋고, 대실패를 하면 글로 쓰면 된다.

 

 

아 ~ 이 얼마나 작가다운 여유로움인가

비자없이 한달 일정으로 출국하려다 그날 바로 추방당하면서도,

해외에서 정보도 없이 주문한 음식이 대실패로 끝나도

실망과 한탄대신 “이건 언제가 글로 쓰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다니...

 

‘여행의 이유’

여행을 좋아하고,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독자라면

그리고 김영하 선생의, 마치 시냇물처럼 고요하게 흘러가는 글 속에서 위트와 감동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한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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