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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의 오래된 책방
  •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12,420원 (10%690)
  • 2015-06-12
  • : 41,565

여기 그들만의 ‘유토피아’가 있다

태어나기 전에 이미 계급이 결정되어 그 누구도 각자의 지위와 역할에 불만없는 곳! 

플라스틱 제품을 찍어내듯 컨베이어 벨트위에서 똑같은 모습, 똑같은 피부색과 똑같은 지능을 가진 수십명의 쌍둥이가 한번에 만들어져 극도로 가성비 좋은 세상!


이 곳에선 유리병에 담긴 태아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거치며 남성, 여성, 생식기능이 없는 여성으로 구분되어 ‘제조’되고 태아들에겐 산소공급량을 차등하여 지능도 키도 발육상태도 미리 결정되니 이 또한 얼마나 효율적인가?

 

어떤 태아는 ‘열처리’를 통해 추위에 공포를 느끼게 훈련하여 광부와 철강근로자가 되도록 미리 결정되고 유아에게 전기충격을 통해 평생 꽃과 책에 대한 증오를 입히고, 


그래서 대중이 시골을 증오하도록 유도한다든지, 책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놀라운 곳

최면학습을 통해 나보다 낮은 계급에는 혐오를, 나보다 높은 계급에는 존경심을 평생 갖도록 조정되는 세상..  

아..생각만 해도 숨막히는 이곳은 실로 무서운 디스토피아였다.


알파 베타는 우수한 계급,

감마는 표준형 계급,

다양성이 없는 델타계급,

획일화한 엡실론 계급,

(플러스 마이너스까지 세분화되어 인간은 마치 소고기 등급처럼 나뉜다.)



가정이란 육체 정신적으로 더없이 추악하고 숨막히는 더러운 곳이고

일부 일처제와 가족구성원끼리의 배타성을 극혐하고 모든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을 공유한다는 잠언을 최면속에 주입되는 이 곳 !

 

왜 꼭 다른 남자를 사귀어야 하는지 납득이 안간다는 레니나에게 동료 패니는 말한다

 

“이런식으로 한남자하고만 계속해서 사귄다는건 한심할 정도로 나쁜 태도에요”

 

‘소마’라는 알약을 껌처럼 씹으며 괴로움도 나쁜기억도 순식간에 평온과 행복으로 바꿀수 있는 이곳, 그래서 그 누구도 불행하지 않은 세상

그래서 정말로 지독하게 불행한 세상!

 

1932년에 발표된 이 책은 전체주의를 비판한 소설이라고 한다. 

맞는 말인듯 하나 꼭 그것뿐 만은 아닌것 같다. 

더불어, 시대를 앞서 미래를-그러니까 우리의 현재를 예언한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더욱 소름돋았다. 

 

지금의 우리는... 

인공수정이나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이미 신의 영역에 접근해가고 있는지는 오래되었고,

계급이 없는 자유민주사회라고는 하나 사실 우리들 각자의 삶 앞에는 어쩌면 이름표만 붙지 않았을뿐 엄연히 계급의 벽이 실재하지 않는가?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이 태아시절부터 수백번 주문처럼 주입된 탓에 늘 “감마로 태어나지 않은게 다행이야”라던가, “감마들은 어리석어요, 그들은 모두 초록색 옷을 입어요, 난 델타 아이들하고는 놀고 싶지 않아요, 엡실론들은 더 형편없죠, 그들은 너무 우매해서..”

라고 늘 말하는것도 놀라웠다.


우리 주변에도 같은 학교에 다녀도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같이 놀지 못하도록 하는 부모들이 있다고 하니 무엇이 다르겠는가? 

또한 부모의 부가 자녀의 부를 창출하고, 계층간 사다리마저 소멸되어버린.. 아아.. 여긴 디스토피아? 


그들이 받는 길들이기 훈련은 지정된 궤도 안엣만 달리게끔 목책을 둘러놓는 셈입니다.

그들에게는 미리 운명이 결정되어 있으므로 어쩔수 없어요

유아기와 태아기의 고정관념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병 속에 갇혀 살아갑니다.

물론 우리들도(알파들도) 저마다 병속에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이 대목까지 읽다가  등골이 서늘해지고 말았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사회로부터, 부모로부터 내 운명을 결정지을 주문을 수천번 주입되었고, 그게 어쩌면 오늘의 내 모습이고, 게다가 내 주위엔 내가 모르는 유리벽이 있어.. 그러니까 나 또한 나도 모르는 유리병속에 들어있는것일수도 있겠구나? 

어쩌면 오늘부터 내 삶은 그걸 찾아서 깨는 작업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당신은 섬으로 가지(쫓겨나지) 않았잖아요?

그것이 바로 내가 치른 대가였습니다.. !!!

행복을 섬기겠다는 선택에 의해서요.. 그것도 내 행복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말에요


야만인 존과 연루되어 섬으로 쫓겨날 위기에서 어쪄면 이 세상의 큰 비밀을 알아버린 헬름홀츠..

"전 철저히 나쁜 풍토가 좋겠어요, 기후가 나빠야 글을 더 잘쓰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하.! 내내 답답하던 속이 뻥 뚤리는 느낌? )


놀라운 통찰력으로 미래를 예언한 이 책을 읽으시며 조지오웰의 1984년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변화를 원하지 않아요

모든 변화는 안정에 위협이 되니까요

우리들이 새로운 발명들을 실생활에 적용하기를 그토록 삼가는 또다른 이유가 다,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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