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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의 오래된 책방
  • 담론의 이해
  • 신동일
  • 19,800원 (10%1,100)
  • 2022-06-30
  • : 456

담론이란 무엇인가? 

 

1. 들어가며   


거대 담론, 통일 담론, 교육담론...

소위 진보 지식인들이 진행하는 방송이나 토론회 등을 통해 자주 접해오던 ‘담론’에 대해 알고 싶었다

담론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떤 의마와 역할이 있을까?

 

이 책은 담론의 개념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도록 있도록 굉장히 친절하고 상세한 예를 들어 담론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학자적 관점에서 매우 신중하고 중립적인 태도로 예시 하나 하나를 짚어 나간다

 

2. 담론의 개념     


저자는 담론을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무의식적으로 텍스트를 선택하고 배치하는 관행에 전제하여 사회 안에서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되는 언어/기호의 연결체고 집합체라고 설명한다.

 

또한 담론은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적 차원을 넘어 커다란 담론질서로부터 구체적인 시공간에서 특수한 목적을 위해 선택되고 배제되는 사회정치적 경로이며 지향점이자 대상이라 한다

 

그리고 담론을 알고 공부하면,

예를들면... 대립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생성되고 확장되는지 입체적으로 알수 있다고 한다.

(나쁜 일본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동기로부터 특정 텍스트 생성)

태극전사, 우리가 세계대회, 특히 한일전에서 많이 쓰는 이 단어에 한국과 일본이 이항대립(좋은놈-나뿐놈) 하는 거대한 담론체계(일본은 나쁘다, 한국은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등) 로부터

생산되는 텍스트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설명할 때 흔히 기사에서 볼수 있는 깊게 패인 주름,, 겹겹이 쌓인 한, 서러운 마음. 꽃다운 나이 등의 유사어가 선택, 배치되는 것처럼

위안부 담론에는 가해자(일본)과 피해자(한국)이 등장하고 대비되며 이항대립의 입장이 구조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항대립의 이데올로기가 중요한 사회질서가 되면 한국와 일본의 대결 이데올로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구성하는 방식에 지배적인 효과를 미친다. 저자는 이를 특정한 사회구조에 갇힌다고 표현한다.

(저자는 결코 한국, 일본이 각각 좋다, 나쁘다를 설명한 것이 아니며, 이해가 쉬운 예시를 들어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텍스트는 단지 텍스트로 기술될수 없다.

이데올로기를 품은 콘텍스트 변수가 텍스트 선택과 배치와 연결되어있다.

텍스트가 전략적으로 잘 쌓이면 새로운 콘텍스트를 만드는 실천이 된다.

콘텍스트의 제도적 관행은 그런 텍스트들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도록 유도한다

 

담론은 정보를 전달하고, 행위를 유도하며, 정체성과 사회질서를 구성하는데 기여한다.

 

저자는

2007년 토플대란에서 비롯된 토종시험 담론, 그러니까 NEAT 담론과 토플 담론의 생성과 경쟁, 그리고 NEAT 담론의 패배와 토익이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있게 설명하면서 담론의 이동과 역사성을 설명하고, 담론의 정치성을 학습하면 각자의 삶을 보다 비판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바라볼수 있다고 주장한다.

 

담론의 정치성으로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대통령 선거도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양편 진영은 진실게임이 아니라 담론 경쟁을 하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자기편만 진실을 말하고 상대편은 거짓만 말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이데올로기로만 정치판을 보는 것이다.

이데올로기조차 고작 상대편 진영의 허위 의식으로 이해될 뿐이다.

영리한 정치인은 진실-거짓을 일종의 정치수사적 담론전략으로 사용한다.

 

 

3. 담론자료의 이해와 분석


특히 눈을 번쩍 떠지게 한 것은 수동태와 능동태의 사용이다

미쳐 깨닫지 못했었지만 언론에서는 늘 피동형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행동주체를 흐려 그뒤에 숨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단 언론뿐만 아니다 공공기관의 공문 작성 스타일도 그렇다.)

 

또한 학계 안팎에서 연구논문들이 담론분석=내용분석=이데올로기 분석에 그치는데 우려를 표하고

문장구조, 문장들의 연결, 텍스트의 전체적인 구성, 장르나 스타일에 관한 담론연구를 찾아볼수 없다며 아쉬워한다.

 

또한 복수의 담론들이 경쟁할수 있으면 담론 행위자들은 지배/위계적인 권력관계로부터 제압되지 않는다고 한다.

(예를들면 토익담론의 경우 기득권화 되어있는데, 그런만큼 다른 영어시험에 대한 담론들이 들어설 여지가 없고, 그런 담론경쟁이 허락되지 않으면 그곳은 획일적이고, 지루한, 한편으론 위험하고 무서운 곳이라 한다.) 

그런만큼 민주주의사회는 복수의 담론들이 등장하고 시끄럽게 경합하고 누구나 권력을 차지할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복합문의 접속사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지금이 세계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등학교 현장은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

“10년을 공부했지만 영어 한마디 못한다”

그냥 스쳐 지나갈법한데 저자의 설명을 듣고 다시 보니 놀랍다

 

지금은 세계화시대라는 당연한 전제, 그리고 10년은 영어말하기를 할수 있기에 당연히 충분한 시간이라는의미가 전제되어 있었다.

 

“중국인 유학생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어로 기초 의사소통도 하지 못할 정도로 어학 실력이 낮다”

 

한국에 오면(한국에 살면) 한국어를 당연히 잘해야 하며, 그걸 요구하고 독려하고 확인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어 무섭다.

이는 표준 단일언어주의 사회구조가 지배적인 기득권력으로 통용되고 강제되기 때문이며 차별과 불평등을 생산해 낼수 있다.

 

그 외 말차례, 대중가요 분석등을 통해 다양한 분석방법과 그 예시를 제공하며 담론의 이해를 한층 높여준다

 

4. 마치며


어려운 내용이 많고 이해 부족으로 담론에 대해 완전히 알지는 못했지만

담론의 의미와 역할, 그리고 담론간의 경쟁이나 분석을 통해 비판적으로 담론을 바라볼수 있는 조그만 단초는 얻었다고 생각된다.

 

저자의 말대로

향후 업무현장에서 담론을 분석해보고, 실천하며, 또 새로운 담론을 기획해보고 싶은 생각과 함께

이책을 통해 언급된 푸코, 알튀세르, 소쉬르, 페어클러프 등의 저술도 참고하여 담론에 대해 더 체계적으로 접근해보고 싶다. 

 

  

"진짜 진실은  잘 모른다

그러나 진실의 효과는 담론의 개입으로부터 드러난다 

텍스트는 세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거울이나 도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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