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詩視한 인문학적 단상들
「건강이 최고야!」라는 부분을 읽는다. 몸이 아팠을 때 당장 내 몸이 어떻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플 때는 ‘몸만 아프지 않으면 뭐든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몸이 낫기를 기다린다. 몸이 아프면 내 세상은 느리게 가고 내 밖은 빠른 속도로 내 달린다. 하지만 몸이 괜찮아지면 반대가 된다.
뭣이든 나를 더 초월해 보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생각해 내는 일들을 하지 않고 습관처럼 속도를 내며 남들처럼 일상을 살아가기도 한다. 그럴 때 일상은 세수를 한 얼굴처럼 말끔하지만 곧 피로한 시간들처럼 아팠을 때 결연한 의지는 사라지고 만다.
‘시간은 흐르고 그 시간은 텅 빈 삶이 된다. 병이 낫지 않으면 병을 생각만 하며 삶을 허비하게 된다.’ 라고 작가는 말한다.
요즘은 일을 조금 하면 손목도 가끔 아프고 다리도 가끔 아프다. 내가 살아 온 세월을 말해 주는 가보다 하다가도 이런 아픔을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병과 함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책을 읽으며 이제는 병을 통한 세상을 통찰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게 한다.
『시시詩視한 인문학적 단상들』고석근저자의 저번 책에 이어 이번 책도 곳곳에서 삶의 과정의 고귀함으로 가는 일상의 빈틈을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