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트 잔더August Sander가 찍은 인물 사진에서 반드시 검토해야할 점이 있다. 잔더는 모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표현하게 했고, 사람들은 대개 자신들의 작업복(신분증명)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작업복을 입은 모습을 자신의 이미지로 여겼던 것이다. 잔더는 이 모든 과정을 빈틈없이 지휘했고, 그들의 모습을 완벽하게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잔더의 촬영 방식은 우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시사하고 있다. 잔더는 한 인간이 사회 속에서 맡고 있는 역할과 그 역할을 맡은 인간의 내면을 동시에 눈앞에 드러냈다. 여기에 신비로움이 있다. 타인의 인간성을 경험하면서 나 자신의 인간성을 느끼며, 그 순간 우리의 세계는 확장되기 시작한다.-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