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토르의 이야기가 내포하는 것은 사진의 이미지란 결코 창조물이 아니며, 무지개나 우박처럼 오히려 어떤 식으로 환경이 조성되었을 때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것으로 선사시대의 동굴 벽에 그려진 동물들이 거꾸로 서 있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너무 억지일까? 동굴 입구를 통해 들어온 빛이 벽에 바깥 세상의 이미지들을 거꾸로 비추었고, 선사시대인들은 이를 그대로 그렸을지도 모른다. 사진을 인화할 때나 슬라이드를 벽에 비쳐볼 때도 필름을 거꾸로 넣는다.-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