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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개와 혁명
  • 예소연 외
  • 15,750원 (10%870)
  • 2025-02-18
  • : 21,565

나도 태수씨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태수 씨는 내 말을 듣자마자 그러나, 했다. 그러더니 내가 어떤 사람인데, 되물었다.
"모든 일에 훼방을 놓고야 마는 사람."
그렇게 말하자 태수 씨가 웃었다. 웃다가 허리가 아픈지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그때 태수 씨에게 고삼녀의 뜻을 알려주며내가 그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태수 씨는 잠자코 이야기를 듣더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물었다. 네가 벌써 서른이니? 응, 태수 씨. 나 서른이야. 많이도 먹었다. 그러게. 근데 말이야, 나이라는 게 사람을 주저하게도 만들지만 뭘 하게도 만들어. 그 사람들이 뭘 모르고 하는 말이야.
아빠는 어이고, 내 나이가 사십이네, 하면서 조금 어른스러워졌고어이고, 내 나이가 오십이네, 하면서 조금 의젓해졌어.
"그런데 그거 알아? 나는 태수 씨가 우는 걸 딱 한 번 본적있어."
"언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 때, 그때 태수 씨가 국화꽃을 놓으면서 하염없이 울었어. 나 꽤 어렸을 땐데. 그래서 되게 무서웠어."
그러자 태수 씨가 희미하게 웃었다. 정말 열렬히 사랑했던사람이었거든. 태수 씨는 그렇게 말하더니 잠자코 있다가 내게거울을 보여달라고 했다. 나는 가지고 있는 거울이 없어 휴대폰전면 카메라를 켜서 태수 씨에게 보여주었다. 태수 씨는 머리를이리저리 비춰 보더니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눈물을 흘렸다.
"아빠 왜 그래."-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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