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닥에 내놓고 치욕을 자처하는 거요∙∙∙∙∙∙. 당신은 정말로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서도 겁을 집어먹은 까닭에 최후의마디를 감추는데, 이는 당신이 그걸 입 밖에 낼 결단력은 없고오직 겁을 집어먹은 채 시건방지게 굴 줄만 알기 때문이오. 당신은 그놈의 의식을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실은 그저 망설이고 있을 뿐인데, 이는 당신의 머리는 작동하고 있으되 당신의마음은 방탕으로 인해 어둠침침해졌기 때문이오. 깨끗한 마음이 없으면 완전하고 올바른 의식도 없는 법이라오. 당신은 또 남한테 어찌나 끈덕지게 달라붙는지, 또 남을 어찌나 귀찮게 하는지, 또 어찌나 오만상을 찌푸리는지! 허위, 허위, 허위올시다!"
물론 여러분의 이 모든 말은 지금 나 자신이 지어낸 것이다.
이것도 역시 지하의 산물이다. 나는 거기서 사십 년 동안 계속여러분의 이런 말을 문틈으로 엿들어 왔다. 이것도 다 나 자신이 생각해 낸 것이지만, 실상 오직 이런 것만 생각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딱히 놀랄 것도 없지, 달달 외울 정도가 되다 보니 자연스레 문학적 형식을 띠게 된걸.......
하지만 여러분이 아무리 남의 말을 잘 믿기로서니, 설마 정말로 내가 이 모든 것을 인쇄하고 더욱이 여러분한테 읽으라고내놓을 것이라고 상상할까? 자, 나한테는 한 가지 과제가 더 있다. 즉, 정말로 무엇을 위해서 나는 당신들을 ‘여러분‘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서 당신들이 정말 독자라도 되는 양대하는 것일까? 내가 지금부터 진술해 나갈 작정인 고백은 발표할 것도, 또 남한테 읽힐 것도 못 된다. 적어도, 나의 내면에 그만한 확고함은 없거니와 더욱이 그런 걸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내 머릿속에 한 가지-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