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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ke님의 서재
  • 편안한 침묵보다는 불편한 외침을
  • 프랑크 옐레
  • 10,800원 (10%600)
  • 2016-03-08
  • : 324

알지도 못하고 단지 그 이름만으로 멸시천대 받는 대상들이 있다. 보수 기독교 내에서는 바르트가 분명 그러한 존재일 것이다. 그런 부류들이 바르트를 무시하지 말아야할(무시하지 못할) 부분이 있다. 바로 그는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이었다는 점이다. 


혹자는 신앙인이 지나치게 정치에 관심을 둔다는 이유로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감히 이것은 신앙인의 몫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의 영역이 있을까? 책의 본문을 인용하자면 "하나님이 창조하지 않았거나 말씀하실 필요가 없는 곳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영역은 없다.” 그의 행보와 발언들이 정치적이기 때문에, 또 그가 너무도 진보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비난받아야할 이유는 전혀 없다(그럴수록 우리의 점잖은 신앙이 부끄러워질 뿐이다). 
본서는 바르트의 정치적 발언들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글들 중 굳이 정치적 발언들만을 골라놓은 것도 아니다(비록 본서의 주제가 그러하다 할지라도). 그의 신학은 다분히 현세의 영역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에게 사변적 신학이란 있을 수 없었다. 그의 신학은 애초부터 사회적이고 정치적이었다. 책을 통해 발견되는 그의 발언들은 얼마나 사회고발적이고 불의에 저항적인 예언자다운 발언들인가! 행동하는 양심,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은 바로 바르트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이 말들의 대명사가 되어 마땅하다.
신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혹은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 정치를 이상적으로 여겨서는 안되지만 그의 표현대로 언제나 낯선 관계로서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하나님과 그분의 뜻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과 관계없이 전적인 타자로서만 계시는 분이 아니시다. 인간 사회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으신 그분이기에 우리는 신학을 통해 인간에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자유케하는 영이 선물하신 믿음의 삶을 살면서도 너무나 자유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가급적 긍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 제한하고 부정하려한다. 자연스레 신앙은 소극적이게 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적극적 신앙을 표방하려한다. 그러나 알고 있고 동의한다는 것과 그 지식과 동의대로 행동하며 살아간다는 것 사이에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의 아득한 거리가 있다. 
우리 모두가 바르트 추종자일 필요는 없다. 그의 모든 신학에 동의할 필요나 의무도 없다. 그러나 더 이상 그를 무시하거나 도외시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우리가 풀어야할 삶의 숙제들을 그가 상당부분 먼저 고민하고 답해놓았기 때문이다. 나는 앞서간 신앙인의 발자취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그 수고를 감사하며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거기에는 이데올로기나 당파, 이익관계의 문제가 들어설 여지가 없다. 하나님을 더욱 올바로 알아가고 우리가 속하고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왜 그것을 마다하는가. 
단지 신학적 입장때문에 그를 추종하는 것도 또 그를 외면하거나 반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신학적 노선을 자신의 소신대로 결정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신실하게 따라야할 의무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기 그 말씀을 따라 신실하게 신학하며 또 신학한대로 살아간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신앙의 참된 삶은 우리에게 전문적인 신학서적 못지않게 깊은 영감과 감동과 도전을 준다. 훗날 나의 신학함과 신앙이 바르트의 반만이라도 닮아있다면 좋겠다. 비록 그의 삶이 완전한 신자의 모델을 제시해주지는 못한다할지라도, 이 책을 통해 그의 삶을 읽으며 그를 추종하는 사람이든지 반대하는 사람이든지 우리 모두가 그의 신학함과 신앙의 삶의 태도를 통해 도전받고 참 신자의 삶을 살기를 다짐하는 귀한 결단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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