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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예술 토머슨
  • 아카세가와 겐페이
  • 19,800원 (10%1,100)
  • 2023-07-26
  • : 3,444

무용한 것을 유용한 것으로 변모시키는 시선이 엉뚱하고 사랑스럽다. 이 책을 읽으면 틀림없이 절로 킥킥거리는 웃음이 새어나올 것이다.

제목만 보아서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짐작이 잘 가지 않는데, ‘초예술 토머슨’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나면 제목이 조금 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초예술 토머슨’은 저자가 이름 붙인 것으로, 쓸모는 없지만 길에서 흔히 보이는 구조물 자체를 ‘초예술’,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높은 연봉을 주고 데려왔지만 헛스윙으로 벤치에 앉아있는 야구 선수로 쓸모가 없는(…) ‘토머슨’ 이 두 가지를 합하여 만든 말이다. 조금 너무한 작명이지만 그냥 지나치고말 수 있는 구조물에 이름을 붙이고 진지하게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읽으면 웃을 수밖에 없게 된다. 토머슨이라는 말을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본 기묘한 구조물들에 이름을 붙이고 반가워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저자는 토머슨을 직접 찍기도 하고 제보 받기도 해 이 책에서 소개한다. 그리고 사진을 해부하기 시작한다. 이 토머슨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으며 어떤 용도로 쓰였을지, 그리고 토머슨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등을 파헤친다. 이 또한 쓸모없어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유용한 행위이다.

주변을 관찰하기 위해선 느릿느릿한 발걸음과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집중력과 집요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노상관찰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필수적이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주변을 관찰할 수 있는 심적 여유가 얼마나 있을까. 이 책을 읽고나니 시간을 내어서라도 매일 다니는 길을, 또는 새로운 길을 걸으며 주변을 관찰하고 싶어졌다. 물건과 사람의 쓸모를 찾기 바쁜 현대 사회에서 한숨 돌릴 여유를 갖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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