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자신에게 성큼 다가온 슬픔의 그림자를 피하고 밀어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슬픈 마음을 곁에 두고 어루만지며 충분히 슬픔을 누린다. 애도의 시간은 사전에 정의되어있지 않으며 애도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나는지조차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저 시간의 흐름을 잊고 살다 삶을 돌이켜봤을 때쯤에서야 애도가 끝났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잃어버림으로써 부재를 마주하고 그곳에 사랑하는 이가 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상실의 역설이란 근본적으로 이런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상실에서 배울 점이 있듯 사소한 발견에서도 우리는 깨달음을 얻는다. 발견에는 늘 즐거움이 따르지만 우리가 찾는 대상에 확실한 가치가 있다면 그 즐거움은 배 이상이 된다. 이러한 발견에는 마치 대상이 우리를 발견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느닷없는, 우연한 경우도 포함된다. 서로 배타적이지 않은 이 두 가지 발견은 우리 삶 곳곳에 놓여있다. 이 책은 무엇인지 모르는 대상을 자연스럽게 찾는 법에 대해 말해준다. 이 발견은 저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장면에 이른다. 강렬한 스파크가 튀듯 우연히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순간과 사랑의 순간을 만끽하는 장면들을 보고 있자면 애틋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무언가를 발견하고 손에 쥐면 상실하기 마련이다. 이 상실을 이어주는 건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접합부인 ‘그리고’이다. 지속되지 않고 사라질 지금이지만 우리는 분명 존재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상실, 그리고, 발견은 우리 삶 곳곳에 만연해있다. 피할 수 없는 존재이고 주어진 하루하루를 잘 살아보라는 메시지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