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실 꿈이 아닐지도 모르겠어
conconbyb 2022/09/1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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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살인자
- 남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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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 - 2022-08-17
: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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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살인자는 어릴 때부터 자각몽을 꾸던 '세진(나)'이 꿈을 통해 하나의 사건을 파헤지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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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대상이었던 '서희'는 내가 오랜만에 서희를 찾았던 이유가 된 꿈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실은 자각몽을 연구하고 있었다 고백한다. 그리고 그 자각몽의 연구 결과는 나의 자각몽과 매우 흡사했으며, 때문에 자신이 꿈의 비밀을 너무 알아버린 것 같다고, 그래서 공격 받은 것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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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각몽을 통해 미래를 알거나, 기적을 일으키는 인물이 아니다. 다만 꿈에서 기억에 대한 흔적을 많이 발견하고 탐구하는 인물이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인간이 뇌에 몇 퍼센트만 쓰고 죽는다라던가, 우리의 뇌는 알아서 기억을 폐기하고 있다던가. 그걸 활용하면 우린 그냥 지나친 배경에서도 글씨를 읽어낼 수 있을텐데 말이다(물론 미치겠지만). 나는 꿈에서 이를 실현한다. 자각몽을 통해 지나친 장면들을 복기한다. 버려진 주변의 기억을 다시 쳐다본다. 그 장면들에서의 증거는 점점 범인의 실체를 선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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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자각몽을 꾸지 않아도 어떤 기억을 되풀이하며 꿈을 만든다. 다만 우리에게 자각이 없을 뿐이다. 어떤 기억을 보고 있는 지, 왜 보고 있는 지를 모를 뿐이다. 물론 자각몽을 통해 원하는 기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어떤 기억을 계속해서 마음에 품는 의지는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우리를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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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더양하고 재미있는 장르 소설이 나오는 요즘이다. '꿈'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대체로 꿈의 환상성이나 비현실적인 면에 주목했다면 『꿈의 살인자』에서의 꿈은 그저 기억의 파편으로 등장해서 좋았다. 의지와 기적이 있는 자각몽이 존재한다면 누구도 깨지 않을테니 말이다. 인간은 늘 잠에서 깨고, 기억에서 벗어나며, 새로운 시간을 창조한다. 어쩌면 그게 우리가 꾸는 자각몽인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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