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순환과 마음의 정렬
conconbyb 2022/06/26 22:23
conconbyb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말가짐
- 채자영
- 12,150원 (10%↓
670) - 2022-06-21
: 305
마음가짐에 따라서 태도가 달라지고, 그게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처럼, 말가짐도 마찬가지다. 말에 대한 숨고르기를 통해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꿀 수 있다.
말은 대체로 기술적으로 설명된다. 어떤 단어가 어떤 효과를 주고, 어떤 말투가 어떤 느낌을 주는 지에 대한 연습만 가득하다. 하지만 말을 태도 자체로 해석하는 순간 말하기에 대한 담론은 전혀 다른 주제가 된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부터 말이 시작되는가? 이게 이 책이 담고있는 핵심이다.
물론 기술적으로 유려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일상의 대화에서 말은 소통 그 자체이기 때문에 어떻게 말하냐보다 어떤 말을 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서로 즐거운 대화야말로 가장 성공한 말이다.
저자는 말하기에 대한 연마를 위해 문장 수집을 추천한다. 우리이겐 이미 필사라는 단어가 있지만 문장 수집은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을 위한 연습이다. 내가 좋다고 느낀 문장은 결국 내가 원하는 생각을 담고있기 때문이고, 그 생각은 사실 나에게도 있는 생각이다. 아직 말로 표현된 적 없을 뿐. 내 안에 있는 이 생각의 흐름을 말로 꺼내기 위한 고리, 이게 바로 문장 수집이다.
내가 이 책에서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말하기에 대한 조언이 아주 실제적이고 가볍기 때문이다. 거창한 기술보다도 내려놓기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대화에 대한 즐거움을 잊지말라 말한다. 말하기의 목적이 소통과 행복이라는 부분을 상기시켜준다.
책은 마지막으로 침묵에 대해 다룬다. 침묵은 빈 공간이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다. 그렇다. 말하기엔 늘 듣기가 동반되는 법이다. 어쩌면 침묵의 시간이야말로 말하기가 가지는 가장 큰 효과일지 모른다. 우리는 돈으로도 시간으로도 타인의 마음을 살 수 없다. 마음으로, 그 마음이 표현된 말로 또다른 마음에 닿는 것 뿐이다.
마음은 생각을 담고, 말은 마음을 담는다. 정렬된 마음으로 정렬된 말을 품을 수 있다. 모든 마음이 마찬가지다. 가끔은 말의 정렬이 마음의 정리로 역류하기도 한다. 마음의 길을 찾는 방법은 사람의 수만큼이나 많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