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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uwjd님의 서재
  • 정전
  • 함윤이
  • 15,750원 (10%870)
  • 2026-03-13
  • : 9,000
마음만 먹으면 어디론지 한걸음에 갈 수 있게 해주는(되돌아오는 것은 안되지만) 3대째 물려받아 자취방에 고이모셔둔 ‘자개장‘[자개장의 용도(자개장의 용도), 문학과지성사 2025]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제가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지난달에 출간된 함윤이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한 [정전]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막이라는 인물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다니다 집안 사정(삼촌이라고 부르던 작자가 아버지의 돈을 들고 튀어 급하게 지금 살던 곳보다 더 좁은 집으로 이사가게 되어 시험을 망쳤고, 망쳤으므로 당연히 장학금을 받을 수 없으니)으로 인해 대학교를 휴학하고 6개월 계약직인 제약 공장에 일을 하러 다니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 읽으면서 저는 산업기능요원으로 약 한 달간 파이프 생산 공장에 다니고 그 전에는 공장은 아니지만 물류센터에 3개월정도 물류적재차량 신호수로, 또 그 전엔 현장실습으로 약 한 달 반정도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일하던 기억들이 수시로 제게 찾아왔고 저는 그저 그 기억들을 차마 모른 척하고 흘려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저는 스리랑카에서 왔으며 특히 계란말이를 맛있게 만들고 김치도 제 손으로 담그는 서영이라는 여자친구가 있던 라히루와 같은 외국인근로자와 함께 일한 경험이 없지만 라히루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 열심히 다니던 공장에서 해고를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막과 같은 심정이 들었고 막은 6개월 계약직이었고 복학하기 전까지만 등록금을 벌려고 공장에 다녔지만 수지를 포함한 오래 일하던 많은 근로자들이 단지 노동조합을 만들어 가입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그것을 근무태만으로 삼아 해고시켜버린 공장을 상대로 복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노무사들을 만나며 치열하게 투쟁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제 안에서 싹 트고 있는 분명하지 않던 분노를 밖으로 꺼내지 않기 위해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리고 소설 제목인 [정전]에서 알 수 있듯이 고등학교 졸업식때 막에게 은단이 이야기한 은단의 비밀스런 능력과 연관이 있으며 그것을 라히루와 계약직이었던 자신을 비롯하여 하루아침에 공장에서 잘려나간 사람들을 위해 은단에게 막이 부탁하여 집중호우가 내리는 날 밤에 공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무모하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튼 이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함윤이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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