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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uwjd님의 서재
  • 녹지 않는 슈가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
  • 주이현
  • 16,200원 (10%900)
  • 2026-01-31
  • : 2,765
2022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주이현작가님의 첫 소설집 「녹지 않는 슈가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를 읽었습니다.

한때 촛불을 꽂았던 자국과, 촛불에서 촛농이 흘러내린 자국에, 균열이 크게 있는 망가져버린 케이크 속에서 녹지도 않고, 금 가지도 않고, 아주 멀쩡한, 설탕으로 만든 것이 분명한 팅커벨인지, 천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존재가 꼿꼿하게 서 있는 책 표지의 이미지와 잘 맞는 표제작 (녹지 않는 슈가 크래프트와 블루의 도시)에서 키코의 사무실에 이따금 출근하던 주안과 루가 살고 있는 보금자리에 고급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하다 아이스크림을 둥둥 떠다니게 만들어버린 율이 들어오게 되어 집 안에 배치되어 있는 사물처럼 지내다 알 수 없는 굉음과 함께 땅에서 균열이 생기고 건물이 무너지며 사람들이 대피하는 상황을, 별안간 자신이 꿈을 꿨는 데, 그 꿈 속에 너가 나와 너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왔으며 아직은 죽지 않은 것을 확인했지만, 머지 않아 죽을 것이라는 섬뜩한 예언을 하는 해아와, 그런 해아와 함께 자신의 죽음을 확인하려는 듯, 자신이 죽지 않는 다는 것을 해아에게 증명해보이려는 듯 해아가 말한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있으려는 미오에게 자신이 파는 도넛 가게의 간판이 갑자기 떨어져 땅에 움푹 패인 자국을 내며 통통 굴러가는 (한밤의 스키틀즈)의 상황을, 햄스터 1,2의 죽음을 목도하며 자란 고다와 그런 고다와 함께 급식 시간 되기 전, 구수하고 향긋한 냄새를 풍기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 맛있는 음식이 들어있을 배식차에 실린 배식통에 든 음식을 몰래 준비해둔 용기에 담아 아무도 오지 않는 빈 소강당에서 섞일 때로 섞인 음식들을 허겁지겁 먹으며 자신이 준 적은 없지만 누구의 것이었는 지 알고 있던 티티 1호가 죽음을 맞이하자 묻어줄 곳을 찾아 묻어준 (몬 몬 캔디)의 선요의 부모가 자신들을 더 이상 선요의 문제에 대해 간섭하지 않겠다고 못박아놓는 다소 뻔뻔하고 황당한 상황을, 실린 다섯 편의 단편에서 유일하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하는 분량으로 첫번째, 두번째를 만나고 아직 세번째는 보았으나 그것을 일컫지를 않았지만 거울 속에서 숨겨져 있을, 자신에게만 보이는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며 갑자기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게 된 편지의 주인공의 이름과 동일한 단편 (보아)의 느닷없는 이 상황을, 쉽게 녹지 않는 호수를 향해 달려가는 열차 안에서 만난 시나와 체이와 함께 식사를 하다가 종착역에 내려 아직 얼어 있는 호수를 본 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겨울은 물론, 여름에도 조명 탓에 환하고 다른 곳보다 쉽게 녹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던 얀에게 발견된 체이와, 그런 체이가 들고 있던 상자를 묻기 위해 눈으로 덮인 스키를 탈 수 있는 산을 함께 동행하지만 일부러 산사태를 일으키기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는 일을 하던 신입직원이 그 다이너마이트로 인해 사망하고 이상 기후로 인해 예전보다 더 빨리 녹게 되어 여름에 하던 일정을 취소하게 된 (백야의 문은 얼어붙지 않으며)의 상황이 곳곳에 쉼표로 가득한 문장들로 펼쳐지는 이 소설을 읽고 소설 속에서 맞닥뜨린 재난을 겪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일상을 보내는 인물들처럼 저 또한 아무런 일도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길지만 유한한 겨울의 끝자락 속, 해가 떠오르기 직전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이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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