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북플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슬럼프가 와서 한동안 쉬었다가(물론 읽는 것은 멈추지 않았지만, 따로 리뷰를 남기진 않았습니다.) 읽고 다시 리뷰를 쓰기 시작한 작품이 「오늘의 거짓말」이후 9년만에 새 소설집을 내신 정이현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상냥한 폭력의 시대」였었는 데 9월 말, 제가 오랜시간동안 열심히 일하고 있었던 곳을 떠나게 되면서 잠시 방황을 하다가 다시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하려고 하는 데 공교롭게도 그 작품 또한 정이현작가님이 9년만에 새로 내신 소설집이며 제목은 「노 피플 존」이라고 합니다.
완전한 실패했던 경험을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며 훈수나 위로대신 묵묵히 들어주는 모임인 (실패담 크루)가 실제로 있으면 가입하여 저의 실패담을 말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소설 속의 ‘실패담크루‘에서는 가입조차 못할 것 같아요.
정말 저의 일처럼 열심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지만 감사인사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방해하고 ‘없는 사람‘ 취급당하는 (언니)의 ‘인회‘같은 일이 제게도 다른 방식으로 일어나 한동안 방황을 하였고 아직 완전하게 끝나지는 않았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 서서히 봄이 오듯이 저의 방황도 자연스럽게 끝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의도하지 않았는 데 타이밍이 맞물려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아직은 겪어보지 않았지만 (선의 감정)의 의사처럼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벌어진 사고에 대해 세심하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이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인지를 따져보는 모습을 보며 저 역시도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방황하게 만든 일의 시작점이 아마 작년부터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데 (빛의 한 가운데)속 안희의 아들이 행한 일과 장우산이 특정부위를 스쳐지나간 것을 문제삼은 일들이 작년의 일과 겹쳐서 떠올랐는 데 물론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겠지만 그 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겠지요.
저의 변변찮은 스펙으로는 (단 하나의 아이)속 놀이 가정교사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하유처럼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저 역시 한나같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하며 주제넘게 선을 넘을 것 같아요.
즐겨보지는 않지만 유튜브 숏폼이나 네이버 클립으로 보게 되는 (우리가 떠난 해변에)속에서도 등장하는 10년전에 방영되었던 연애예능 속 최종으로 커플이 된 사람들이 방영하고 난 후에도 행복하게 커플로 살아가고 있는 지가 문득 궁금해지지만 인생이라는 게 그렇게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니까 씁쓸하지만 현실적인 이 소설의 결말이 와닿았습니다.
어쩌면 (가속 궤도)의 소진처럼 아마 저에게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게 될 이번 일로 인해 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을 넘어 저주하거나 제게 생기게 될 어떠한 일들을 그 것과 연결하여 제 자신을 망가뜨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 되는 말도 안되는 금액으로 많은 일이나 능력을 요구하는 구인 광고나 당연하게 주장할 수 있는 권리로 인해 많은 이들이 피해보지만 정작 자신은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들을 인터넷게시글로 접하고 난 후에 (이모에 대하여)를 읽으니 분명히 축하할 일인데도 자신의 상황에 따라 불편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껴져 당사자가 아닌 데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서울에 살지는 않지만 (사는 사람)의 유명수학학원 상담실장직책을 가진 명함을 지닌 다미처럼 최소한의 필요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면 어떨지 궁금하면서도 정말 좋은 마음으로 했던 일이 그 상대방에겐 그저 대가성에 지나지 않거나 오히려 귀찮고 힘든 일로 여겨질 때 돌아오는 저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 지 아직도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같이 구매한 어텐션북을 읽으며 정이현작가님이 그동안 출간하셨던 작품들을 훑어보니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음 작품들을 기다려봅니다.
정이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