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읽어보는 장강명작가님의 첫 짧은소설 「종말까지 다섯 걸음」에서의 ‘종말‘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식이든 아니면 정체모를 바이라스같은 것에 우리 인간이 감염되어 지구에서 사라지는 식이든 간에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이 오게 되면 어떤 마음이 드는 지 그런 생각을 읽으면서 하게 되는 데 종말 자체를 부정하고 종말이 온다는 것에 절망하고 종말이 오기에 자신의 어떤 마음이든 행동이든 어떤 선택들을 타협하며 종말이 오는 것을 수용하여 비로소 종말이 오는 중에도 사랑하는 이러한 단계를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전에 저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것 같고 만약 그 전에 종말이 와서 지구를 탈출할 우주선을 제비뽑기의 결과로 천이백팔십삼 명에 들어 타게 되거나 그런데 저는 우주선을 만드는 데 별다른 기여가 없기에 폭도로 인해 먼저 만든 우주선이 파괴되지 않았더라면 탑승을 약속받은 오천 명 안에 들지 못하겠지만 세은박사와 메이블 중사처럼 바뀌지 않을 현실의 고통 속에서 절망할 바에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고 마음 속의 억누르고 있던 모든 말들을 외치며 남은 존재들과 사랑하며 제게 올 종말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제가 딱히 종교가 없고 기도를 잘 하지는 않지만 저도 두 분(작가님의 아내분과 책을 편집하시다 몸이 좋지 않아 휴직하신 담당 편집자님)의 건강과 회복을 빌어드리겠습니다.
장강명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