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네 권, 장편소설 열아홉 권(지금 리뷰할 이 책 포함), 경장편소설 한 권, 에세이 한 권에다 공저 작품이 일곱 권이나 되는 설재인작가님의 최근작인 「예술에 관한 살인적 농담」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설재인 작가님은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부유한 분(책 한 권을 출간하는 데에는 인쇄하고 책을 홍보하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므로 물론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그 비용을 감당하겠지만 일부 작가님들은 출판사와 반반씩 부담하며 출간하는 경우가 있던데 작가님의 단독 이름으로 25권의 책을 출간한 것을 보아 혹시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실까, 아니면 예술적 재능과 출판사를 포함한 뒤를 든든하게 지원해주신 것일까하는 그런 생각(먹고 살아가기 위해 글을 쓰신다는 설명을 읽기 전에는)이 들었습니다.
책의 뒷면에도 나와있지만 연기를 하며 배우가 되길 꿈꿨지만 인맥, 돈이 부족하여 콜센터에서 ‘쌍년‘소리를 들으며 멀어져가는 꿈을 뒤쫓을 수 조차 없이 가난에 허덕이는 구아람이 대학에서 만난 단짝이자 일찍이 자신에게 예술적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꿈을 접고 자신의 직업을 개척해 살아가는 소을의 오피스텔에 모종의 이유로 소을과 함께 머무르고 있을 때에 갑자기 찾아온 앳되고 귀티나는 석원으로 인해 몰랐던 소을에 대해 알게 되고 그런 소을이 오피스텔 지하실에서 싸늘하게 주검으로 발견되었고 그 현장을 처음 발견한 청소부인 피가 무서워 의사가 되지 못한 형근이 죽은 소을이 피로 새긴 아람에게 조용히 처리할 것을 약속하며 천만원을 요구하여 사건이 시작되는 이야기에 아람과 석원과 청소부인 형근, 그리고 죽은 소을을 포함한 많은 인물들의 욕망과 그들이 저지르는 악행들이 담금주에 담긴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어 작가님이 친필서명하신 ‘착하게 삽시다!‘란 말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읽은 이 소설이 마침내 끝이 났을 때엔 솔직히 조금 작위적이고 너무 급한 것이 아닐까했지만 그것 또한 나쁘지 않아 한동안 제 머리 속에 잔상이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설재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