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 김초엽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인 「양면의 조개껍데기」가 출간되었고 무크지와 함께 구매하여 읽었습니다.
SF장르를 일부러 찾아서 읽는 타입이 아닌 데 의외로 김초엽작가님의 소설은 2년 전 출간된 장편「파견자들」을 제외하곤 다 읽었더군요.
그런데도 첫번째로 실린 (수브다니의 여름휴가)를 읽기 시작하니 인공 장기 및 오가노이드 배양이나 아더킨(otherkin)같은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해 진입장벽이 느껴져 젊은 연령대나 SF 장르를 자주 접하신 분들이 아니면 조금 버거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다 읽고 나면 녹슬어가는 피부를 갖고 싶어하는 수브다니(수브다니의 여름휴가), 한 몸에서 서로의 영역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감각하는 샐리라는 이름을 지닌 레몬과 라임(양면의 조개껍데기),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진동하는 진동새들과 그 새들을 이용해 연구하다 급하게 떠난 연구자의 우주선(진동새와 손편지), 머나먼 바닷속을 헤엄치다가 자신의 고향인 울산의 태화강으로 돌아온 각종 고래들의 울음소리를 따라 할 수 있는 돌고래 해몽(소금물 주파수), 사람의 개입없이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사물들이 내는 목소리들을 수집하며 그 것을 직접 들어보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던 (고요와 소란)의 현장 녹음가인 서해겸 씨와 이전으로 돌아 갈 수 없는 것을 알게 된 벌들에게 매력을 느끼고 양봉하며 필요한 만큼만 꿀을 채집하던 (달고 미지근한 슬픔)의 백단하 씨와 그를 관할하던 규은 씨, 그리고 보드게임인 ‘노바 파우치‘를 열렬히 사랑하던 최이연 씨의 초대에 응한 (비구름을 따라서)의 이연의 동거인 보민 씨와 함께 일했던 승희 씨와 노바 파우치를 개발한 정 실장등이 속해있는 각자의 세계로 막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을 있어도 티가 나지 않는 아주 사소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김초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