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폭풍]과 마찬가지로 9월에 출간된 손홍규작가님의 연작소설 [너를 기억하는 풍경]을 뒤늦게 읽어보았습니다.
이 연작소설에는 (기찻길을 달리는 자전거), (어느 날 대숲에서), (가난한 이야기), (소가 오지 않는 저녁), (손금) 이렇게 5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데 1980년대의 기차가 지나가는 산골 마을에 살던 순박한 아이들과 사람들의 정겹지만 슬픈 이야기여서 소설의 시대적배경보다 그 이후에 저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읽으면서 낯설기도 하지만 뭉클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첫번째 이야기인 (기찻길을 달리는 자전거)에 등장하는 박진‘수‘가 자전거를 타던 명호 형이 아랫가티로 이사를 가게 되자 자신의 누나에게 전해달라고 준 편지를 누나에게 전해주지 않았고 명호 형의 어머니는 술을 마시면 노래를 고래고래 불렀는 데 알고보니 마음아픈 사연이 있었기에 그럴수밖에 없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수의 할머니가 치매를 앓다가 점점 악화되는 모습에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후 수는 나머지 4편의 이야기에서도 등장하기에 연작소설이라는 형식에 맞게 구성되었더군요.
두번째 이야기 (어느 날 대숲에서)는 공부도 잘하고 붙임성있어 누구에게나 사랑받던 혜‘선‘이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머지않아 특유의 밝음을 되찾는 모습을 지켜본 현‘준‘의 애틋한 감정이 잘 드러나 있어서 좋았으며
세번째 이야기 (가난한 이야기)의 도서실에서 책을 자주 보던 혜‘영‘에게 도서실의 책을 슬쩍하여 빌려주던 준‘섭‘이가 체육 선생에게 호되게 혼날 위기에 처한 영을 구해주는 모습에 눈길이 갔고
네번째 이야기 (소가 오지 않는 저녁)의 마음 아픈 형을 치료하기 위해 애지중지 기르던 소를 팔아야할 위기에 처하자 정‘민‘이 소를 아버지 몰래 아무도 없는 축사에 숨겨놓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형인줄 알고 기차가 오는 철길로 소와 함께 가려고 하자 아버지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으며,
마지막 이야기인 (손금)의 미국으로 입양된 동생 메리를 기다리던 요한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에 적힌 명‘희‘라는 이름에 저 또한 제 마음 속의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수의 할머니의 왜 다들 한번 죽으면 되돌아오지 않느냐에 거기가 좋아서들 그런다며 아무리 기다려도 온다고 약속해놓고도 안 오기에 가는 사람을 붙잡으려면 캄캄하고 두려운 길을 뒤따라가야 한다는 말씀을 포함한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풍경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손홍규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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