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나는 거만했다.
'나도 하고 있는 것들이네, 이정도 노력은 나도 하고 있어' 라며 책장을 넘기던 나는,
이내 계속되는 레이프 선생님의 따듯한 조언과 격려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새 나도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선생님의 응원에 눈물 날 만큼 고마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있고 당당하게, 하지만 겸손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교사로서 알고 있어야 하고 행해야 하는 것들을 명확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실천해 옮기는 그의 삶이 어찌 보면 별다를 게 없어 보였으나, 나는 다른 것에 주목했다. 바로 현실과 타협하거나 멈추어 서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미국의 교수 환경은 우리와 다른 듯 하나 비슷한 점도 많다. 관료적 행정의 문제나 하달식 교육 정책 이행도 존재하고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는 지역별로 격차가 크며 교사는 상당부분 자신의 시간까지 투자하기도 한다. 레이프 선생님은 어떤 여건에도 개의치 않는다. 그저 자신의 교육 철학대로 교육할 뿐이다. 바로 이 점이 나를 고개숙이게 하는 부분이다.
한국 교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높다란 벽에 막혀 좌절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여러번 좌절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레이프 선생님께서 내 어깨를 두드려 격려하며 이렇게 말한다.
"힘내, 우리는 더 잘할 수 있어."
한국에서 수많은 레이프 선생님들이 계심을 알고 있다.
묵묵히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 그 선생님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 후기는 NG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