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도심에 45층짜리 빈민가가 있다하면 믿어지겠는가.
토레 콘피난사, 이 빌딩은 베네수엘라에서 손꼽히는 재력가가 자신의 모든 역량을 모아 짓고자 했던 첨단의 빌딩이자 랜드마크였다. 하지만 이 빌딩은 오일쇼크에 따른 경제침체와 갑작스러운 건축주의 사망으로 수년간 골조와 외피 공사만 진행 된 채로 수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시간이 흘러, 경제정책의 변화에 의해 집을 잃은 이들이 이곳에 하나 둘 정착하기 시작했고, 물과 전기의 공급은 물론 우수배출과 엘리베이터등의 서비스 시설이 없는 이곳에 각자의 지혜를 모아 삶의 터전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종래 그래서 이 빌딩은 처음의 의도와는 다른 모습으로 '완공'되어지게 되었고, 여기에 걸맞는 새로운 공동체가 구축되었다. 현재도 신진대사에 따라 유기체가 변화하듯, 그 발전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이 토라 콘피난사, 또는 토레 다비드의 대한, 정치적, 건축적 전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이곳이 형성되어지는 과정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대안까지,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특히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건축 자체보다는 이 곳에 맞는 '공동체'의 형성과 그 발전과정이다. 특정 구조물에 붙어 스스로의 모습을 바꾸어가며 적응해나가는 유기체의 모습과 매우 닮은 이러한 공동체의 변화 과정은, 동시대 자본의 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어, 도시에서 섭생하는 유기체인 우리 '인간'이 사라져버리는 현대도시의 문제점을 풀기 위한 일종의 검체로서 그 연구의 결과가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