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방 /최성민 만화
채도 낮은 어두운 표지, 억울해 보이는 여자의 큼지막한 얼굴, 눈
음침한 스무 살의 로맨스? 사실 로맨스라고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몰래 피워본 첫 담배같이 매캐하고 씁쓸한 성장담이라면 어울릴까.
p.222
사람이 이 방만한 공간에서 혼자 태어나 애초에 아무와도 관계 맺지 않은 채로 살아간다면 외로움을 모르지 않을까...
추파를 던지는 미술학원 원장에게 쫓기고 친구 하나 없는 재수생 다예는 입시 때까지 참고 견디며 미술학원과 좁은 방을 오간다. 어느 날 옆방, 204호에 한 남자가 꽃잎을 휘날리며 이사를 오면서 다예의 이상하고 드러운(?) 짝사랑이 시작된다.
작가의 음침한 연출과 음침한 유머에 감탄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아 마음은 점점 불안해진다. 204호에게 집착하는 다예의 모습은 점점 섬뜩해져 간다.
이 만화는 왜 이리도 리얼한가.
오래전 나의 좁은 방이 자꾸 생각났다.
그때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좁은 방이 있다는 걸 몰랐다.
어둠 속에 나만 있는 줄 알았다.
p.509
각자 좁은 방에 있었던 모두가 자신의 겨울을 이해하게 되는 데는 저마다의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 진다.
p.509
각자 좁은 방에 있었던 모두가 자신의 겨울을 이해하게 되는 데는 저마다의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