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birdeye-1님의 서재

실이 검은 개 이야기를 한 얼마 후 나는 다른 사람에게는 하지못한 이야기를 그애에게 했다. 책에 있는 가름끈, 그것이 나를 두•렵게 만든다고. 그러면서 나는 아마 피식 웃었을 것이다. 실은 진지한 소리로 되받았다. 이모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가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다.
책을 펼치면 책 표지나 헤드밴드 색깔에 따라서 노란색 파란색 갈색 붉은색 검은색의 가름끈이 길게, 혹은 휘어진 채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데 어느 때는 가느다란 실뱀처럼, 어느 때는 올가미, 어느 때는 밧줄 같아 보였고, 내가 이성적으로 호흡을 고르지 못할때는 그 가느다란 가름끈이 나에게 달려들어 목을 옥죌 것만 같았다. 전공서를 포함해 가진 책들의 모든 가름끈을 가위로 싹둑 잘랐고 새 책이 배송돼 와도 우선 가름끈부터 자르고 봤다. 그런데도 책을 펼칠 때마다 가름끈들은 어디선가 불쑥불쑥 예기치 않게나타나곤 했다. 이모, 가름끈이 없는 책들도 있잖아. 나는 고개를끄덕였다. 그렇긴 하지. 라고 헛되이 중얼거리면서.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