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에 치일 때도 글쓰기에 치일 때도. 야인론으로 돌파할 수 없는 상황은 생각보다 적다. 수건에서 냄새가 나. 근데 야인은 그런 거 신경 안 써. 요즘 너무 못생긴 것 같아. 근데 야인은 그런 거 신경 안 써. 지금 쓰는 글 쓰레기 같아. 근데 야인은 그런 거 신경 안 쓰지. 야인의 기준을 적용하면 대부분의 일이 견딜 만해진다. 잘못 말려서 걸레 냄새가 나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매일바르는 로션을 똑같이 찍어 바른 뒤에 쓰던 글을 마저 쓴다. 이런 아수라 백작적 독백을 옆에서 내내 지켜보던 애인이 조심스레 묻는다. 야인은 그러니까... 뭐지? 인간이아닌 거예요? 나는 대답 대신 부르던 노래를 이어 부른다. 나는 야인이 될 거야. 거친 비바람 몰아쳐도, 아무도나를 위로하아…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