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가 내리는 바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겨서 더 자세히살펴봤다. 커다란 솔송나무와 단풍나무가 절벽 꼭대기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반쯤 드러난 뿌리도 어렴풋이 보였다. 아래쪽의 광경을 보니 누군가가 우리 동네를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위례로 만들어버린 것만 같았다. 부러진 나무가 산처럼 쌓였고뒤엉킨 나뭇가지가 거대한 흙더미에 박혀 있었다. 여기저기서오두막에서 찢겨 나간 새빨간 외벽 조각, 산산조각 난 바비큐 그릴의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파편, 너덜너덜해진 접근 금지 테이프가 온통 회갈색으로 뒤덮인 세상에 그나마 색감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