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처음 단계로서, 애매하고 어렴풋한 윤곽을 향해서 말을 써나가고 혹은 말을 계속 지운다. 그러는 사이에 비로소 실현되어 가는 것이 바로 문장이다. 그것은 하나하나의 말, 절, 문장의 구상,
문체의 구상 그리고 몇 줄의 문장에 의해 분절화된 이미지를 장치한 구상이라고 하는 제작과정 그 자체를 이 문장의 구조로 내포하고 있다. 오히려 그 문장구조의 감촉이 이러한 특별한 문장이 갖추고 있는 문체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해 가는 작가였기때문에, 무질의 산문은 독자적인 그 이상한 환기력, 즉 폭력적일만큼의 환기력을 갖춘 소설로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무질이 평생근면하게 문장을 퇴고했지만 이 소설 전체를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은 대개 일반적인 인간 수명의 절대량으로는 결코 쟁취할 수는 없다고 하는, 그런 비극도 생겼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