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이 지나 아침부터 날이 개긴 했어도 대륙에서 건너온 심한 한파는 아직 물러가지 않았고, 도쿄는 아름다운 잔설에 뒤덮여있습니다. 오늘 공연 첫날을 맞이한 가부키좌 극장은 바닥이 미끄러운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는데, 그 모든 이들이 바깥의 냉기를 끌고 왔는지 공연 시작 5분 전의 버저가 울리고 마지막관객까지 공연장 안으로 뛰어 들어가자 갑자기 조용해진 로비가급격하게 뼛속까지 추워집니다.
박자목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막이 오른 무대에서 시작된 것은그토록 고대하던 <기온 제례 신앙기>. 금각사에서 농성하는 반역자, 마츠나가 다이젠을 연기하는 이토 쿄노스케의 등장에 객석의열기가 빠르게 달아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