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수필들 속에서 공통된 밑바탕 주제는 '푸르름'과 '자유'이다.
공직생활을 하시다가 은퇴하신 후 여생을 자연과 어울어진 곳에 집을 짓고 자연과 더불어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생활에서 얻어진 자연스러운 소재와 주제들이 이야기 속에 뭍어 있고 녹아 있다.
사람과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몸소 실천으로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과 함께 하면서 얻어지는 즐거움과 행복을 찾고 삶의 에너지로 녹여내는 작가의 지혜로운 행보는 수필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자연스러운 미소가 떠오르게 한다.
우리 인간들은 21세기를 맞이하며 2천년 넘게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요즘 인생백세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원칙은 우리 인간은 모두 언젠간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200년? 아니, 300년 후엔 나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지구 상에서 함께 사라졌을 것이고, 나를 아는 사람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날이 올 것이다.
어쩌면 나 자신을 조상으로 생각해 주며 제삿상에 사진이라도 올라갈 수 있는 날은 기껏해야 몇십년이고 그나마도 요즘 젋은 세대들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2~300년 후에도 나를 기억할 사람이 있을까? 그땐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선 나를 모르는 사람이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 나의 마음과 행동들이 모두 허공을 향한 빈 손짓일 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하지만, 이 우주의 긴 시간 속에서 찰나와 같은 시간을 살다 가는 우리는 2~300년을 거뜬히 살아내며 우리를 내려다보는 노거수 하나만 보아도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자연을 대해야 함에도 그러한 현재의 시간을 살아가는 지금 그 진리를 깨닫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수백년을 그 자리에 우뚝하니 지키고 선 노거수들은 이 모든 시간을 견디며 우리를 지켜볼 것이고, 우리의 삶 속에 아웅다웅거리는 모습을 보며 시크한 무표정으로 얼마나 인간의 행동들이 우습게 보고 있을 것인가 생각 해 본 적은 없는가.
살아가는 동안 진정한 푸르름과 자유의 시간 속으로 스며드는 시간을 당신에게 선사하는 훌륭한 글과 마음들이 가득한 이 수필집을 여러분들에게 적극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