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인력있게 주인공이 행하는 악에 대한 묘사를 늘어 놓았지만,
마음을 울리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악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지도 않다.
'케빈에 대하여' 처럼 '그렇다면 그 악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도 없었으며,
'시계태엽오렌지'처럼 '그렇다면 악은 어떻게 정의 되는가'에 대한 통찰도 없었고,
'이방인'처럼 악으로 보이는 인간을 통한 부조리에 대한 성찰도 없었다.
앞서 언급한 책과 영화들과 같은 통찰을 바라는 게 아니다. 단지 그 소설이 담아내고자 하는 통찰, 그게 아니면 사색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여기에서 내가 읽을 수 있는 건 단지 악에 대한 묘사 뿐이다. 그렇다고 그 묘사가 새롭냐 한다면 그것도 아니다.
나에게 이 소설은 재미 없는 소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의 마음에 남을 소설도 아니다.
게다가 '종의 기원'이라는 제목은 너무 거창하지 않나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