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를 사랑한다. 최근, 인문학의 진의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었고, 같은 길을 걷는 마음 속의 친구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서 그를 처음 만났는데, 꾸밈 없지만 강렬한 자기주관에 인상을 받았다. 곧 그의 다른 목소리를 찾아 '벙커1 다상담'을 들었다. 그가 더욱 궁금해졌고, 그의 단행본(감정수업, 김수영을 위하여 등)을 찾아 읽어보았다. 이젠 그의 목소리가 아닌, 강신주라는 사람이 알고 싶어졌다.
그가 알고 싶었던 이유는 두 가지다.
1. 그를 사랑하게 됐다.
"사랑하면 알고 싶어진다"는 그의 말처럼 강신주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고 싶었다.
2. 위로 받고 싶었다.
그의 훌륭한 가르침은 어김없이 가슴을 울리고, 이내 발걸음으로 이어지는데, 새로운 모험이지만, 나는 점점 외로워졌다. 외로워서 위로 받고 싶었다. "나는 말의 위로보다, 삶의 무게가 무거운 사람의 존재로부터 위로를 받는다"는 그의 말처럼 나보다 더 외로운 자, 강신주의 삶을 그저 알고 싶었다. 그것만으로 위로가 될 것 같았다.
이런 나의 갈증을 가장 시원하게 해갈해준 책이 이 책이다. 강신주가 어떤 배경에서 자라왔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개인을 구체적으로 알게 해주는(그의 애정결핍 부분이 가장 좋았다.) 책이다. 나아가 그의 단독적인 생각이 어떤 뿌리에서 자라왔는지, 그것이 어떤 저서로 표출됐는지, 그의 인생목표가 무엇인지까지. 강신주의 유년시절부터 현재로 이어져, 미래까지 바라보게 하는 거시적인 책이다.
현재 가장 좋아하는 책이어서, 세 번째 읽고 있다. 게다가 문장마다 가슴을 울려 그 흔적을 기록하느라 남에게는 보여줄 수 없을 만큼 지저분해졌다. 하지만 일년 후에는 다른 책을 좋아하고 있길 바란다. 마음 속의 강신주를 죽이고, '스스로 도는 팽이'가 되었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
지승호를 '닥치고 정치'에서 처음 접했을 때, 별 관심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지승호 개인에 대해서도 좋은 마음을 갖게 됐다. 에필로그에 드러나는 그의 샤이한 성품이 그의 방대하고도 깊은 실력과 대조되어 흥미로웠다. 질문 속에서 드러나는 폭넓은 지식을 통해 강신주의 속내를 시원하게 끌어내는 실력에 놀랐다. 이 책에 강신주라는 존재가 생생하게 담길 수 있었던 것은 지승호와 강신주의 공이 정확히 5:5이다. 앞으로도 숨은 보석을 발견하는 자신의 이 일에 더 힘을 내기를 응원한다. 지승호의 존재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