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쓰레기
죠죠허 2017/12/1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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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
- 브라이언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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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15
- : 489
오랫동안 나는 남극 여행을 꿈꿨다. 여행 상품을 알아보고, 최저 비용으로 예산을 짜보고, 몇년간 적금을 부으면 여행 비용이 나올지 계산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남극이 늘어난 여행자들로 인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단 걸 알게 됐다. 적금을 보류하고 고민한 끝에 남극 여행을 포기했다.
나는 저자가 말하는 쓰레기 산책자는 아니고, 쓰레기 사냥꾼(?)의 마음만 있었다. 현실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하고, 메일함이나 단체채팅함에 대한 인박스제로에 빠져 있다. 디지털 쓰레기도 싫어해서 삭제된 페이지는 검색 캐시도 요청해서 깨끗이 지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쓰레기가 없어야 한다는 강박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천천히 책을 읽다가 다음 문장에서 오래 멈춰섰다.
˝사물에서 욕망이 완전히 빠져 나가면 우리에게는 욕망의 부산물인 쓰레기가 남는다.˝
내 욕망이 빠져나가고 남은 자리가 어리석게 느껴지고, 그 잔해는 더더욱 끔찍하다. 그 기분을 사물로 전이시켰던 건 아닌지.. 좀더 곱씹어봐야겠다.
얇은 책이지만 문장의 밀도가 높아서 여러번 돌아가서 다시 읽곤 했다.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지 궁금하다. 더 많은 쓰레기 산책자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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