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서를 표방하고 나온 책임에도 6장을 읽을 때는 숨이 가빠왔다. 저 깊은 물속에서 줄어드는 산소량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느낌이어서.
전 세계가 ESG를 우리의 현실과 단단히 묶어놓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만 치부했던 환경 문제가 하나둘씩 정말로 목전에 나타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을 강타한 이상 고온 현상, 파키스탄의 국토 3분의 1을 물에 잠기게 만든 대홍수 등 이전보다 훨씬 파괴적인 기후 재해가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달라진 기후로 인해 식량난과 에너지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IPCC의 6차 보고서는 인류가 멸종하지 않으려면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을 기반으로 만든 탄소 시계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은 단 6년 8개월뿐이다.
ESG는 이처럼 인류의 목숨을 위협하는 환경 문제를 기업을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이다. ESG는 인류의 양심이 경제적 활동에 강력하게 반영된 최초의 사례다. 그리고 이것이 최후의 사례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ESG에 동참해야 한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신호가 지구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