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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토록 다정한 공부
  • 김항심
  • 15,120원 (10%840)
  • 2023-11-10
  • : 447

내일의 섹스는 좋아질까요? 자라나는 아이들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은 섹스를 할까요?(p.166)

'내일의 섹스는 좋아질까?'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선 '내일의 우리는 평등할까?'라는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합니다.(p.167)



부너미가 있어 참 다행이다. 덕분에 성에 대해, 성교육에 대해 끊임없이 재학습하게 된다. 워낙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고, 보수적인 성관념을 오래도록 가지고 있어왔고, 말로는 이성으로는 끊임없이 변해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실천에는 못 옮긴 지도 벌써 몇 년이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나는 다시 읽고 쓰고 이야기나누고 나 자신을 두드릴 수 있다.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에 공저자로 참여하면서 그 때도 많이 듣고 읽고 공부했다고 생각했다. 부너미 선생님들과 함께 양평원의 양육자 성평등 매뉴얼 작업할 때에도 어린이들 성교육에 대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읽고 공부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토록 다정한 공부>를 읽으며 계속 줄을 긋고 고개를 끄덕이고, 반성하고, 다짐하며 읽게 된다. 그만큼 아직도 나는 잘 모르고 있구나,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 그럼에도 나는 계속 나아가고 싶구나 싶었다.


<이토록 다정한 공부>가 정말 좋았던 건, 어른을 위한 성교육이 '섹스'에만 집중된 게 아니어서였다. 나, 타인을 향한 공감, 그렇게 형성되는 관계, 나아가 주변의 사람들, 성폭력 생존자와 성매매, 성소수자까지 결국 다정한 관심과 성찰이 나로부터 아주 가깝지 않은, 하지만 분명 함께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향해야함을 천천히, 매우 친절하고 따뜻하게 일러주고 있음이었다. 너무 따스해서 눈물이 왈칵 나오는 순간도 있었고, 남편과 좀더 알콩달콩하고 다정한 관계를 항상 꿈꾸면서도 정작 그 누구보다 남편에게 차가운 내 모습이 보여 뜨끔하기도 했다. 아이가 사랑하는 사람과 다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면서도 정작 나는 아이에게 그러한 부모로서의,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반성을 많이 했다. 나는 남편에게 다정하게 이 이야기들을 전할 자신은 좀 없지만, 최대한 다정하게 이 책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내일의 섹스는 좋아질까요? 자라나는 아이들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은 섹스를 할까요?'는 이 책에서 가장 좋았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문장이었다. 지금 너무나 부족한 내가 고민하기에 거창한 고민일지도 모르지만 천천히 나부터 계속 노력하고 두드리고 변화해나가는 모든 과정은 주변을, 사회를 변화시켜갈 거란 확신이 있다.


'성교육은 전 연령대의 사람들이 각자 삶의 맥락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욕망하고 이를 위한 주체적인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성교육은 더 포근한 관계 안에서 안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같이 실천해야 하는 시민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중략) 제가 염두에 두는 것은 한 사람의 구체적인 변화입니다.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돕고, 성평등의 가치가 각자 삶의 영역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알리고, 학습자들이 성평등을 삶의 주요 의제로 받아들일 수 있게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p.171~172)

내일의 섹스는 좋아질까요? 자라나는 아이들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은 섹스를 할까요?- P166
‘내일의 섹스는 좋아질까?‘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선 ‘내일의 우리는 평등할까?‘라는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합니다.- P167
성교육은 전 연령대의 사람들이 각자 삶의 맥락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욕망하고 이를 위한 주체적인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성교육은 더 포근한 관계 안에서 안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같이 실천해야 하는 시민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중략) 제가 염두에 두는 것은 한 사람의 구체적인 변화입니다.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돕고, 성평등의 가치가 각자 삶의 영역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알리고, 학습자들이 성평등을 삶의 주요 의제로 받아들일 수 있게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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