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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 벨 훅스
  • 19,800원 (590)
  • 2022-06-30
  • : 602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재밌게 읽었다. 요즘 교육에 대해 여러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는 나의 상황과 맞물려 벨 훅스의 고민은 훨씬 더 근본적이지만 어쩌면 더 쉬울 수 있는, 하지만 지금의 사회체계에서는 결코 쉽지 않을 것에 닿아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나는 벨 훅스의 고민과 방법이 너무나 적절하고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라 동의한다. 


나는 공동체가 맞지 않는다. 스스로를 '느슨한 공동체'라고 부르는 공동체는 정말 나와 맞지 않는다. 그런 공동체에서 나는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책임은 어디에 있고,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너무 어려워서 결국 튕겨나오곤 만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공동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싶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벨 훅스가 말하는 건 '교육 공동체'이고, 그러니까 '공동체 교육'이 아니라 교육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 공간과 시간에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있으며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거듭거듭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면 이해가 된다. 왜 희망을 말하기 위해 쓴 것인지. 왜 공동체라고 말하는 것인지, 근데 왜 이야기는 벨 훅스의 교육에 대한 여러 깨달음과 방법들, 그리고 파커 파머라거나 파울로 프레이리가 계속 인용되는지 말이다. 페미니즘이든 인종 차별이든 무엇 하나만 '교육'한다고 해서 그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삶 속에서 깨달은 벨 훅스구나 싶었다.


내게 이 책은 교육자와 학생이 존재하는 순간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일종의 '교육 공동체'가 서로에 대한 섬김과 사랑으로 열려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접하고(그것은 저항과 투쟁이기도 하다)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그래서 다른 세계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지면 자신의 주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게 될 거라고 말해주었다. 이러한 힘은 지식을 주입하고 경쟁하게 하고 경쟁에서 지면 수치심을 느끼고 도태되는 지금의 교육 시스템 내에서는 불가하다. 정말 교육, 가르쳐서 길러내는 것, 내면에서부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내는 것,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힘, 배움이 즐거워 계속 세계를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 그것이 행복이 되는 것 등이 이루어지는 교육 공동체가 필요하다. 벨 훅스는 분명 이것이 가능하다고 보았고, 그래서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보았다.


나는 벨 훅스에게 고맙다. 벨 훅스는 대학 강의실에서의 교육을 말했지만, 나에겐 지금 당장 초등학생부터의 교육이 고민이다. 벨 훅스의 글로 나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공동체에 대해서도 명백한 답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교육에 대해 생각해볼 지점이 아주 많다고 생각된다. 처음부터 쭉 읽기보다는 이따금 내게 도움이 될 법한 챕터를 열어서 읽을 때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큰 위협은 낙심하는 것이다. 내일을 향한 우리의 이상은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구체적인 변화의 상황에서 나올 때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P19
가르치는 일은 계속해서 마음을 여는 용기다.- P30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마음이 결코 지칠 수 없는 것, 소외되지 않으며,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고, 두려워하거나 불신하지도 않으며, 후회할 꿈도 꿀 수 없는 그런 것이다. 교육, 즉 교수와 학습이라 불리는 이 심오한 사람 간의 교류는 단지 정보를 얻거나 직업을 구하는 문제가 아니다. 치유와 온전함에 관한 것이다.ㅏ 교육은 힘을 실어 주는 것, 해방, 초월, 삶의 생명력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교육은 이 세계에서 우리 자신과 우리의 자리를 찾아내고 지키는 것이다.- P67
민주적인 교육자들은 "가르침과 배움과 공부가 진지할 뿐 아니라 행복을 만들어 내는 행위가 되는 교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한다.- P69
아무도 인종차별주의자로 태어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선택을 한다.- P82
가르치는 일은 아주 좋게 말해서 돌보는 일이다.- P133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고, 미래가 위태로워지리라는 걱정없이 지금 이 수간을, 즉 강의실의 ‘지금‘을 즐기라고 가르치는 것은 진정한 교육자라면 꼭 해야할 마음챙김의 실천이다.- P263
우리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치유하도록 교육할 용기를 내야한다. 이것이 전환교육의 이상이다. 그것이 바로 자유 실천으로서 교육이다.- P275
수동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질문하도록 말이다. 이것이 자유 실천으로서 교육이 하는 일이다.-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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