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밤중의 그 지긋지긋한 곡소리가 딱 질색이었다. 자정 넘어 제사시간을 기다리며 듣던 소각 당시의 그 비참한 이야기도 싫었다. 하도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힌 이야기. 왜 어른들은 아젝 아이인 우리에게 그런 끔찍한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들려주었을까?- P61
이렇게 순이 삼촌이 단서가 되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그 흉물스럽던 까마귀들도 사라져버리고, 세월이 삼십년이니 이제 괴로운 기억을 잊고 지낼 만도 하건만 고향 어른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오히려 잊힐까봐 제삿날마다 모여 이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때 일을 명심해두는 것이었다.- P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