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음 본 순간, 공자님 맹자님 이런 생각부터 들어서 조금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고전이라는 게, 쉽게 읽혀지지 않으니까.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여타 고전 해석에 비해 쉽게 읽힌다는 점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저자는 맹자를 요즘 세태에 딱 맞춰 풀어나갔으니 우리는 맹자를 옛날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21세기에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맹자님 말씀이 정확하게 적용된다는 것이 놀랍다. 시간이 흘러도 진리는 불변이라는 말이 새삼 와닿는 책이었다.
정치하는 이, 대기업,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권력들을 향해 측은지심, 수오지심이 없음을 적나라하게 꾸짖는다. 특히 '수오지심이 없는 이가 설령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다고 한 들, 그 뜻을 알기나 했을까?' 라는 저자의 말은 통쾌하기 까지 할 지경.
공자는 50이 넘어서야 겨우 벼슬을 했고, 맹자는 이루지 못했다. 그러기에 맹자의 말은 독(毒)설이기도 하지만, 독(獨)설이기도 하다. 그들은 스스로 주인을 골랐던 것이다. 부와 권력에 목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곳을 골랐다. 그래서 맹자는 이렇게 말한다.
- 군자가 끙끙 앓는 일이 있느냐 하면, 없다. 어짊이 아니면 하지 않고, 예의가 아니면 가지 않는다. 만약 하루아침 끙끙 앓아야 할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군자는 앓지 않는다.
맹자는 "시비지심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할 만큼 거침없고, 또한 거칠었다. 맹자가 현 시대에 살았더라면 맹자 또한 저자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다. 아무도 소리내지 않는다면, 한 명이라도 비판해야한다. 맹자가 살아있다면 맹자가 했겠지만, 지금 남아있는 맹자의 이론이 이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조금은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았다. 너무도 신랄했고, 문체도 거칠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저자는 에필로그에 누구나 진실을 마주하면 불편하다는 말을 했다. 크게 공감가는 부분이었다. 읽는 내내 느낀 불편함은 이것이 우리가 그 동안 실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던 사회의 모습을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게 했기 때문이리라.
이 책에는 저자의 주관적인 정치관, 사회관이 깊숙이 반영되어 있기에 모든 진실을 말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맹자의 고전이 오늘날에도 정확하게 들어맞는다는 것이며, 혼란스러운 사회를 사는 데에 고전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고전은 너무 고리타분하다고 느끼는 당신, 이 세태를 해결하는 데에 누구의 이론을 끌어다 와야 할까 싶은 당신. 부드러운 조언보다 따끔한 일침이 필요한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