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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쓰고
오늘 읽기 시작한 본문에서는 주인공인 화자와 그에게 호감을 느낀 미도리라는 여대생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미도리는 중고등학교 시절 소위 돈 좀 있는 집의 자식들이 다닌다는 한 사립학교에 다녔었는데, 그 무리들 속에서도 다시 계급이 나뉘어져서 겉으로는 아닌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6년 내내 상대적 열등감에 빠져있었던 과거를 화자에게 고백한다.

그러면서 화자에게 부자들의 최대 이점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데, 주저리주저리 많은 말들이 나오지만 여기서 개인적으로 느낀 교훈을 나름대로 정리해보자면 결국 자기 만족이라는 것은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실질적인 것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부자의 최대 이점이 뭐라고 생각해?"
"몰라"
"돈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는 거야. 가령 내가 반 친구한테 뭘 좀 하자고 하면 상대는 이렇게 말한단 말이야. ‘나 지금 돈이 없어서 안 돼‘라고. 그런데 내가 그런 입장이 된다면, 절대 그런 소리를 못하는 거야. 내가 만일 ‘지금 돈이 없어.‘ 라고 말한다면, 그건 정말 돈이 없다는 소리니까. 비참해질 뿐이지. 예쁜 여자가 ‘나 오늘은 얼굴이 엉망이니까 외출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못생긴 여자가 그런 소릴 해봐. 웃음거리만 될 뿐이야. 그런 게 내 세계였던 거야. 작년까지 육 년간이나."- P101
"비결이라니, 어떤 비결이지?"
"이를테면 말이야, 남이 쓸 수 없는 그런 걸 조금만 끼워놓으면 되거든."- P101
"찾아내려고만 하면 어떻게든 찾을 수 있는 것이고, 찾을 수 없으면 적당히 만들어내면 되지, 뭐."- P102
요리를 만들면, 만드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게 된다고- P110
"그건 말이야, 자기가 남이 좋아해주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야. 그래서 어떤 사람은 못마땅해하는지도 모르지."- P112
 "어떤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건 아주 사소한, 혹은 시시한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거야. 거기부터가 아니면 시작되지 않는 거지."- P121
지극히 평범한 여자애라면 무엇이 공정한지 아닌지보다는 무엇이 아름다운지, 어떻게 하면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 하는, 그런 것을 중심으로 사물을 생각하기 마련이야. ‘공정‘이란 건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가 사용하는 말인 것 같아.- P133
만일 내가 네 마음속에 어떤 상처를 남겼다면, 그것은 너만의 상처가 아닌 나의 상처이기도 해. 그러니까 그 일로 나를 미워하거나 하진 말아줘. 나는 불완전한 인간이야. 난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불완전한 인간이야. 그렇기 때문에 나는 네게서 미움을 받고 싶지 않은 거야. 네게 미움을 받거나 한다면, 나는 정말 산산조각 나버릴 거야. 나는 너처럼 자신의 껍질 속에 들어가 무엇인가를 해나가는 것이 불가능해.- P133
이상한 이야기지만, 게임을 하면서 주위를 보고 있자면,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일그러져 보이는 거야. 어느 날 담당 의사에게 그 말을 했더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옳다고 했어. 그는 우리들이 이곳에 와 있는 건, 그 비뚤어진 것을 교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비뚤어진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고 했어. 우리들의 문제점 중 하나는, 그 비뚤어진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있다는 거야. 사람마다 걸음걸이에 버릇이 있듯이 느끼는 방식이나 사고방식, 사물에 대한 견해에도 버릇이 있고, 그것은 고치려 해도 갑자기 고쳐지는 것이 아니며, 무리하게 고치려들면 다른 데가 이상해져버린다는 거야.- P135
우리는 확실히 자신의 비뚤어짐에 잘 순응하지 못하고 있는건지도 몰라. 그래서 그 비뚤어짐이 불러일으키는 현실적인 아픔이나 고통을 적절하게 자기 안에 자리 잡게 할 수 없어서, 또 그런 것에서 멀리 떨어지기 위해서 이곳에 들어와 있는 셈이야. 이곳에 있는 한 우리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돼.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자신이 ‘비뚤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 바로 그 점이 이곳이 바깥 세계와 전혀 다른 점이야. 바깥 세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비뚤어진 것을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거든. 하지만 우리의 이 작은 세계에서는 비뚤어짐이야말로 전제 조건이지. 우리는 인디언이 머리에 자신의 부족을 나타내는 깃털을 꽂고 있듯이, 비뚤어짐을 몸에 달고 있어. 그리고 서로가 다치지 않도록 조용히 살고 있는 거야.- P136
프랑스어의 ami(친구)- P138
"우선 첫째로 상대방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것. 그리고 자기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것. 둘째는 정직할 것. 거짓말을 하거나 꾸며대거나, 사정이 좋지 않다고 얼버무리지 말 것. 그러면 되는 거야."- P149
"나이가 들면 말이지. 그다지 많이 먹지 않아도 괜찮게 몸이 달라지거든."- P160
"그렇지만 그 사람(나가사와 선배)의 경우는 자기 마음속에 비틀려 있는 것을 모두 질서정연하게 계통을 세워서 이론화하고 있거든.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야. 그런 사람을 여기 데려와봐. 이틀이면 나가버릴 거야. 이것도 알았고, 저것도 알았고, 이젠 다 알았다고 하면서 말이지. 그런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 세상에선 존경을 받는 거야."- P167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는 인간을 믿어선 안 된다는 글을 쓴 사람이, 자기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스콧 피츠제럴드가 아니었나? 나 그 책, 자기한테 빌려 읽었잖아."- P167
"죽은 사람은 그대로 죽은 채 변하지 않지만 우리는 앞으로 더 살아야 하니까."- P168
나는 꼼짝하지 않고 그 작은 불빛을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있었다. 그 불빛은 나에게 타다 남은 영혼의 마지막 떨림과 같은 것을 연상시켰다. 나는 그 불빛을 두 손으로 감싸 확실하게 지켜주고 싶었다. 나는 개츠비가 강 건너편의 작은 불빛을 매일 밤 지켜보던 것처럼, 가늘게 흔들리는 그 불빛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P171
"가끔 저렇게 되거든. 흥분하고, 울고. 그래도 차라리 저런 상태는 나은 거야. 감정을 드러내 보이니까. 무서운 건 드러나지 않을 때거든. 그렇게 되면 감정이 몸속에 쌓이고 점점 굳어가는 거야. 온갖 감정이 뭉쳐 몸속에서 죽어가지. 그 지경이 되면 큰일이야."- P172
"뭐든지 정직하게 말해. 그게 가장 좋아. 혹 그 말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더라도, 아니면 아까처럼 다른 사람의 감정을 흥분시키는 결과가 되더라도 긴 안목으로 보면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야. 당신이 진심으로 나오코의 회복을 바란다면, 그렇게 해. 처음에도 말했지만 나오코를 돕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저 아이를 회복시킴으로써 자기도 회복되기를 바라야 하는 거야. 그게 이곳의 방법이야. 그러니까 당신도 여러 가지 일을 정직하게 말하도록 해야 한다는 거지, 여기서는. 밖에선 모든 걸 다 정직하게 말하지는 않을 테니까."- P173
"저 아이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약간 복잡하게 엉킨 줄처럼 뭉쳐 있어서, 그걸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게 중요해. 그걸 푸는 데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고, 어쩌면 어떤 기회에 툭 하고 한꺼번에 풀릴지도 모르고, 뭐 그런 거야."- P173
"제일 중요한 것은 말이야. 초조해하지 않는 거야."- P174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일이 얽히고설켜 있어도, 절망에 빠지거나 조바심이 나서 무리하게 서두르면 안 돼.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서서히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P174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고, 또 시간을 들여도 완전히 낫지 않을지도 몰라. 당신,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어?"- P174
"기다리는 건 괴로운 거야."- P174
"저는 할 수 있는 한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조차 모르겠거든요. 그러니 레이코 씨가 말한 것처럼 저와 나오코는 서로 도와야 하고, 그 방법밖에는 서로를 구원할 길이 없을 것 같군요."- P174
"당신이 그래도 좋다면 그걸로 된 거야. 그게 당신의 인생이니까 당신 스스로 정하면 되는 거야.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부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신을 마모시키지 말라는 거야. 알겠어? 그런 식으로 사는 게 얼마나 아까워."- P175
그것으로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인생에는 내가 모르는 좋은 일이 아직도 가득 채워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P179
"걸핏하면 선생을 바꾸는 아이는 누가 가르쳐도 잘 안 될 게 뻔하거든."- P182
"사람은 뭔가 한 가지 일에 대해 거짓말하기 시작하면 거기에 맞춰서 한없이 거짓말을 더 하게 된다고. 그게 바로 허언증虛言症이지."- P183
셰에라자드 :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왕에게 매일 밤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의 딸- P186
"이따금 나 자신도 뭐가 어떻게 됐는지 모를 때가 있어."- P187
"우리가 지불해야 할 때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고지서가 이제야 돌아온 거야."- P191
"난 아침이 제일 좋아." 하고 나오코가 말했다. "모든 게 처음부터 새로 시작되는 것 같으니까. 그래서 점심때가 되면 슬퍼져. 저녁이 제일 싫고. 매일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어."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당신들도 나처럼 나이를 먹는 거야, 아침이 오고 밤이 온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말이야." 하고 레이코 씨가 즐거운 듯이 말했다. "금방이야, 그런 거."- P200
"나이 드는 게 즐겁지는 않지만, 다시 한 번 젊어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하고 레이코 씨는 대답했다.
"왜 그런데요?" 하고 내가 물었다.
"귀찮으니까. 뻔한 거잖아." 하고 레이코 씨가 대답했다.- P200
"세상엔 기차 시간표를 조사하는 게 좋아서 온종일 그 시간표만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성냥개비를 이어서 일 미터나 되는 배 모형을 만드는 사람도 있어."- P208
"우린 모두 어딘가 뒤틀리고, 비뚤어지고, 헤엄도 제대로 못 쳐서 점점 물속에 가라앉는 인간들이야. 나도, 기즈키도, 레이코 언니도, 모두 그래. 어째서 좀 더 정상적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거야?"
"그건, 내겐 그렇게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야."- P208
"나오코나 기즈키, 레이코 씨가 어딘지 비뚤어져 있다곤 도저히 생각되지 않거든. 내가 생각하는 어딘가 비뚤어진 사람들은 다들 멀쩡하게 바깥세상을 돌아다니고 있어."- P208
"가끔 한밤중에 잠이 깨면, 견딜 수 없이 무서워질 때가 있어." 나오코는 내 팔에 몸을 기대면서 말했다. "이렇게 비뚤어진 채로 두 번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이대로 여기서 늙어 죽어가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야.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몸 안의 심지까지 얼어붙어버리는 것 같아. 끔찍해. 괴롭고, 춥고."- P209
"우리가 정상이라는 점은." 하고 레이코 씨가 말했다.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지."- P218
"여기 오래 있다 보면 공기 냄새로 대개 날씨를 알게 돼."- P219
"난 이류 성냥개비보다는 일류 성냥갑 쪽이 더 좋아."- P221
세상엔 그런 사람도 있어. 대단한 재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체계화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해서 재능을 무산시켜버리고 마는 그런 사람들 말이야. 난 그런 사람들을 여러 명 봐왔지. 아무튼 처음에는 굉장하다는 생각이 들지. 예컨대 아주 까다로운 곡도 악보를 한 번 보고는 거침없이 치는 사람이 있어. 그것도 상당한 수준으로. 보고 있는 사람은 그만 압도되어버리는 거지. 나 같은 사람은 도저히 당할 수 없어, 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뿐이야. 그들은 거기서 앞으로 더 나가지 못하거든. 왜 그럴까? 그건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야. 노력하는 훈련으로 다져져 있지 않기 때문이야. 망쳐버리는 거지. 어설픈 재능이 있어서 어릴때부터 노력하지 않아도 꽤 잘해내고, 모두가 잘한다, 잘한다 치켜세우니까 노력 따위를 시시하게 여기는 거야. 다른 아이들이 삼 주일 걸리는 곡을 그 절반 동안의 기간에 해치우니, 선생도 이 아이는 재능이 뛰어나다는 생각에 다음 단계로 그냥 넘어가버리거든. 그것 역시 남들의 절반 동안에 해치우고, 또 앞으로 나아가고. 그래서 노력이라는 건 알지도 못한채, 인간 형성에 필요한 어떤 요소를 빠뜨리고 지나쳐버리는 거지. 이건 비극이야.- P222
썩은 사과가 주위의 다른 것까지 못쓰게 만들듯,- P223
그 예쁜 피부를 한 꺼풀 벗기면 속은 전부 썩은 살덩이일 뿐이지.- P233
무슨 소리를 하든지 세상 사람들이란 자기들이 믿고 싶은 말밖엔 믿지 않는 법이거든.- P233
"그는 99퍼센트 완벽하게 해줬어. 하지만 1퍼센트, 단 1퍼센트 때문에 모든 게 빗나간 거야. 펑! 하고. 우리가 쌓아올려왔던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리고, 완전히 제로가 되어버린 거야. 그 여자아이 하나 때문에."- P236
"한심한 얘기지. 우리가 그토록 고생하면서, 여러 가지를 조금씩 쌓아올려왔는데도 말이지. 무너질 때는 정말 한순간이야. 눈 깜짝할 새에 무너져 모든 게 사라져버리는 거야."- P236
"여기서 나가 바깥세상과 관계를 맺는다는 게 겁이 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생각을 한다는 게 두려워."- P236
"People are strange when you are a stranger (낯선 곳에 가면 사람들이 낯설게 보여요)." _짐 모리슨의 노래- P247
"어딜 가나 당나귀 똥뿐이야. 여기에 있든 저기에 가든. 세상은 온통 당나귀 똥뿐이야."-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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