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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쓰고
  •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 무라카미 하루키
  • 12,420원 (10%690)
  • 2019-12-20
  • : 1,512
이 책은 개인적으로 얼마 전에 읽었던《양을 쫓는 모험》이후 읽을거리를 찾다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다.《양을 쫓는 모험》의 등장인물 중에 양 모양으로 만들어진 털옷을 입은 ‘양 사나이‘가 있었는데, 오늘 읽기 시작한《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의 제목과 오버랩이 되면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본문 내용에 대해 잠시 언급해보자면, 양 사나이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 사내로부터 양의 조상님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성(聖) 양 어르신에게 바칠 음악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하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다. 양 사나이는 평소에는 도넛 가게에서 일을 하느라 작곡할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을 뿐더러 그가 거주하는 하숙집 아주머니는 시끄럽다며 피아노도 못치게 하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는 점점 다가오는데 딱히 작곡해놓은 건 없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양 박사가 홀연히 등장하여 양 사나이의 고민을 듣더니 도움의 손길을 슬그머니 내민다. (참고로 ‘양 박사‘도 ‘양 사나이‘와 마찬가지로《양을 쫓는 모험》에 등장했던 인물이다. 그 작품에서 ‘양 박사‘는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양과 관련하여 어떤 저주같은 것을 받아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이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에서도 ‘저주‘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등장한다.)

양 사나이는 양 박사가 도와준다는 말에 솔깃하여 자신이 먹던 도넛까지 건네며 도움을 요청한다. 근데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양 박사는 양 사나이에게 작곡이 잘 안 되는 이유가 어떤 ‘저주‘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주에 관한 상세한 자초지종은 직접 본문을 통해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어쨌든 그러면서 이 ‘저주‘를 풀기 위해 양 박사가 시키는대로 행동하라고 말한다.

이후 양 사나이는 양 박사가 말한 저주를 풀기 위해 순진해보일정도로 양 박사의 말을 따라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특정한 사이즈의 구덩이를 파기도 하고, 특정시간에 맞춰서 그 구덩이에 들어갔다가 난생 처음보는 꽈배기처럼 생긴 ‘꼬불탱이‘도 보게 된다. 그리고 가까스로 구덩이에서 탈출한 이후에는 저자의 다른 소설(1973년의 핀볼)에 나왔던 쌍둥이 자매(208, 209)도 만나게 된다. 저주를 푸는 방법을 찾아해매던 양 사나이는 이후 ‘바다까마귀 부인‘을 만나 저주를 풀기 위한 장소로 이동하는데 또 거기서 앞서 만난 ‘꼬불탱이‘와 생김새는 똑같지만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는 ‘또다른 꼬불탱이‘를 만난다. (앞에 나온 꼬불탱이가 형 꼬불탱이였고 뒤에 나온 꼬불탱이는 동생 꼬불탱이였다고 한다) 이 끝을 알 수 없는 저주 풀기 모험의 마지막 지점에서는 ‘부끄럼쟁이‘라고 지칭되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 캐릭터가 지시한 행동을 하고나서야 비로소 길고 길었던 ‘저주를 풀기 위한 모험‘이 끝난다.

우여곡절 끝에 모험이 끝나고 양 사나이는 드디어 성(聖) 양 어르신을 만나게 된다. 앞에서 별도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모험이 시작된 날이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었는데, 모험이 끝나고 나니 어느덧 하루가 지났는지 성 양 어르신이 그간 모험에서 나왔던 캐릭터들과 함께 양 사나이를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하여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성 양 어르신에게 바칠 음악은 양 사나이가 파티장에 있던 피아노로 즉석에서 연주하는 것으로 완성되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이야기 자체보다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에 나왔던 캐릭터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물론 기존 작품에 나왔던 것과 이《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에 나왔던 캐릭터들이 가진 특징이 완전히 동일하다고는 보기 힘들지만, 일정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씩 겹치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기존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봤던 분들이라면 과거 자신이 읽었던 작품들을 회상해보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이 작품을 읽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 나왔던 캐릭터 중에 개인적으로 ‘꼬불탱이‘와 ‘바다까마귀 부인‘ 그리고 ‘부끄럼쟁이‘ 의 경우 독자인 내가 개인적으로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동저자의 작품들에 나왔던 캐릭터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저자가 썼던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거기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전반적으로 책 자체가 굉장히 얇기도 하고 중간중간 스토리와 관련된 그림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순식간에 읽어볼 수 있었다. 특별히 그림 중에 옆으로 그리고 아래로 지면을 펼칠 수 있는 것들은 물론이고 도넛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기존 책 지면의 한계를 뛰어넘어 특정한 상황을 실감나게 나타냈다는 점에서 좋게 평가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카드에 적혀있던 글처럼 언제나 평화롭고 행복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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